DESIGN THOUGHTS EP 5
WK_5 . Nature and Design
KEYWORD : 자연 / 디자인
자연적인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자연의 형태를 담아낸 디자인 속에서, 자연은 인간에게 포착된 하나의 장면으로 박제되어 있다. 인간의 눈에 보여진 형상으로만 표현된 자연은 대상에 불과하다. 살아 숨쉬지 못하고 정지되어 있다는 점에서 '자연을 닮은 디자인'에는 한계가 있다.
그동안 많은 디자이너들이 자연을 닮은 디자인을 행해왔다."모든 아름다운 미술품은 의도적이든 우연적이든 자연의 형태를 닮아야 한다" 라는 19세기 예술평론가 존 러스킨의 말은 이후 디자이너들의 자연과 관계 맺기에 영향을 주었다. 우선은 윌리엄 모리스가 식물과 꽃의 모습을 장식적 디자인으로 담아내기 시작했으며, 뒤를 이은 아르누보 디자이너들은 자연을 더 세밀하게 관찰하여 미생물과 같은 신비의 세계 속 자연의 모습까지 디자인으로 담아냈다.
자연 생명체로부터 디자인 모티브를 얻어내는 접근법으로 유명한, 20세기 디자이너 루이지 꼴라니는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의 명언은 21세기 현재까지도 ' 자연적 디자인 = 곡선 디자인 ' 이라는 관점의 틀을 형성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인간의 시선이 아닌, 자연의 시선을 담아낸 디자인이 진정한 자연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선은 보이지 않는 내부적 작용으로부터 시작하여 보여지는 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즉, 안에서부터 밖으로 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자연적인 디자인이란 직선과 곡선을 구분하는 것이 아닌 - 어쩌면 무수히 많은 점으로 이루어졌을 그 선의 근원-을 탐구하는 디자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MIT 미디어 랩의 창설자인 니컬러스 네그로폰테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이 원자와 아원자 같은 미시적 단계에서 만나고 있다”라는 말로 우리의 시대를 표현한다. 기술과의 협업을 통해 오늘날의 디자인은 이와 같은 미시적 단계에서 진정한 자연의 방식 -자연이 생명을 생성하는 것과 같은 - 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근원에서부터 도출된 디자인, 즉 자연적인 디자인은 현대인의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그 시야를 확장해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