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 demarco - heart to heart
큰마음먹고 맥주와 커피를 끊었다. 3주가 넘은 것 같은데 아직까지 큰 변화는 못 느낀다. 좀 더 건전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과 내 멋대로 아무렇게나 막살고 싶다는 생각이 충돌한다. 건강한 삶에 대한 갈망은 가정을 위한 것에 가깝고 대충 막살고 싶은 것은 내 본능에 가까운 것.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마흔을 향해 달려가지만 난 여전히 그대로다. 머릿속에는 이상한 상상과 공상으로 가득 차 있고, 늘 한 템포 느리며 게으르다.
날씨가 너무 덥다. 엔리오 모리꼬네의 드라마틱한 음악과 맥 드마르코의 몽환적인 노래를 들으며 선풍기 바람을 쐬거나 책을 읽는다. 잘 익은 자두를 먹으며 내가 좋아하는 싸구려 유머를 정독하기도 한다. 그러다 현실 자각 타임이 오면 우아한 화풍의 그림과 아름다운 오브제 사진들을 보며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저질과 고질을 오가는 내 취향은 변함이 없다. 참 별것 없는 일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