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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서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자신의 냄새를 아시나요?

by 윤지원

자신의 냄새를 아시나요?


우리는 자신의 냄새를 잘 맡지 못합니다. 이것은 생리학적 현상일뿐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적 한계를 보여주는 은유입니다. 철학자 하이데거가 말한 '세계-내-존재'처럼, 우리는 늘 특정한 맥락 속에 던져진 채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맥락은 마치 공기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후각의 특성은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냄새는 즉각 알아차리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된 냄새는 잘 감지하지 못합니다. 우리의 자기 인식이 지닌 맹점을 정확히 보여줍니다. 우리는 자신의 고질적인 습관이나 성격적 결함을 잘 보지 못합니다. 그것들이 너무 오래되어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자기 인식은 이토록 허약합니다!


향수를 뿌린 사람이 그 향을 점차 맡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우리의 자아도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영역이 생깁니다. 프로이트는 이것을 '무의식'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형성된 생각과 행동 패턴들이, 마치 오래된 향수처럼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자기 성찰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냄새를 맡기 위해 타인이라는 거울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고통스럽습니다. 타인의 시선은 때로 우리가 보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마치 누군가가 "당신에게서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이해를 시작하는 첫걸음입니다. 그리스의 델포이 신전 내부 기둥에 새겨져 있는 글귀이자 소크라테스가 언급한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자신을 완전히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앎의 시작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냄새를 완벽히 맡을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자신을 완벽히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타인의 관점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려 노력할 때, 우리는 조금씩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마치 향수를 뿌리고 다른 이에게 물어보는 것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객관화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자신의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숙명입니다. 하지만 그 숙명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자기 성찰일 것입니다.


타인이라는 거울처럼 그림도 거울 역할을 합니다. 자신을 비춰볼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책이 바로 <그림의 쓸모 :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인생 그림>입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당신께, 그리고 소중한 분께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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