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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 Sep 26. 2024

[일기] 2024.09.26

초짜

어느덧 가을이 다가오면서 약국 앞에는 낙옆이 떨어져있다. 상사님이 시킨 뒤에서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내가 마무리한 일들을 상사님이 다시 하는 것을 보고 나서야 내게 주인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딱 약국 앞 주차 공간까지만 쓸었던 것을 상사님은 주차 공간 앞 사람들이 지나가는 거리까지 그 영역을 넓게 보는 것을 보고, "아, 이게 나와 저 사람의 주인의식 차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는 '상사가 시킨 일을 했다'라는 것으로 귀찮았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반면, 상사님은 우리 약국 앞은 물론이고 그 앞에 있는 거리의 사람들이 낙엽을 밟으며 불편해하지 않게끔 해야한다는 마음을 담아서 일을 한 것이다.


제 할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처방전이 들어오지 않을 때 약국 의자에 앉아서 사회문제나, 조직문화에 대해서 딴 생각을 하곤 했는데... 나는 딱 거기까지였던 거다. 어떤 생각에 빠지거나 책을 읽을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시야 속에서 제 할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능력부터 키워야겠다. 그를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면밀히 관찰하고 그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기본일거고, 회사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마찬가지일테지.


가끔 사회봉사 활동도 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리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마음을 담아서 할 수 있는 활동을 하다보면 주인의식이 조금은 더 생기지 않을까.


그리고 늘 생각해야겠다. 나는 무엇을 위해 주인의식을 갖고자 하는가? 사회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녀야 할 주인의식인가? 아니면 사회의 일원으로서 내게 주어진 자리에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에서의 주인의식인가?


매일 하루를 감사하며 살자. 내가 일하고 있는 이 자리가 결코 당연한 자리가 아님을 되새기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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