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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 Sep 27. 2024

[일기] 2024.09.27

비판적 인식과 신념

나는 사회에서 부합리적인 일들을 인식하며 그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연구해보는 것을 즐긴다. 부조리한 일들을 못 본채 하기 싫어하며, 남들이 다들 A나 B를 외치더라도 내 생각이 C라면 C를 말한다. 물론 그렇다고 내 의견만을 고수하며 "너희들은 모두 틀렸다, 내가 말하는 것이 정답"라는 식으로 견해를 펼치지는 않는다. 보다 다양한 생각들을 청취하고 싶지만 양극화 속에서 갈등의 불씨가 계속 피어오르는 오늘날, 협치를 통한 문제 해결방안 모색 및 도출은 어렵게만 생각되는 것 같다.


그렇게 오늘 이러한 나에 대해 잘 아는 분이 내게 조언 하나를 건냈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무수히 많은 가운데, 집단 안에서 홀로 문제인식을 가지고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도리어 피해(마녀사냥)를 보는 것으로 다가올 수 있다"라는 것이다. 씁쓸한 현실이라고 느끼면서도, 마냥사냥을 당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없는지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제기해봤다.


문제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문제제기를 하지 아니하는 것은, 그 상황을 변화시키는 과정 속에서 미움을 받기 싫어하는 인간의 사회적 특성에 기반한 것일테다.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자 하는 비합리적 신념 속에서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겹치기에 변화를 두려워하지만, 세상은 어떤 외부의 힘에 의해 늘 변화하고 있음을. 


혁신이란, 관성에 의해 변화하는 세상을 사회에 이득이 되는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창출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관행을 따르며 이익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는 혁신적 결과를 낼 수 없으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발을 들이대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 댓글과 같은 커뮤니티 글을 보면 중소기업을 비하하는 단어들이 눈에 띈다. 나 또한 체계가 잘 잡혀있지 않다는 인식과 급여가 적다는 생각 속에서 중소기업을 피해 대기업을 첫 직장으로 가고 싶어하며 취업기간을 오래 끌어왔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가기 싫어하는 것은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닌, "외부의 시선에 대한 의식으로 인한 평가"가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체계가 없는 곳에서 일어나는 서열경쟁과 권력다툼들을 나는 별로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문제해결을 통한 가치창출"이라는 일에 대한 철학의 범위가 "회사에서 내가 담당한 일에서 -> 사회적 문제로" 넓어진 뒤로는 그 생각이 180도 바뀐 듯 하다. 체계가 잡히지 않은 기업에 들어가서 여러 고난 속에서 넘어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하며 기업의 위상을 올려놓고 싶다. 그 기업이 부조리한 곳이라면 더 좋을 것 같다. 설령, 사람들이 문제의 책임을 나에게 돌리며 나를 손가락질 하더라도 점점 역할을 넓혀가며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까운 시일에 맞이하고 싶다.


혁신이란, 고독 속에서 출발하며 사회를 바꿔내고자 하는 신념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고통과 고독이 나를 더 강하게 할지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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