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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 Oct 12. 2024

서울시 교육감 (토론회, 기자회견을 보고)

이번에도 심판론이냐?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해법, "사교육비는 왜 꾸준히 증가하는가?"

https://www.youtube.com/live/vEZz1daRAP8?feature=shared&t=683

사교육비는 공교육의 질이 근본적 해법이 되지 않는다. 가장 원론적 이유를 따져본다면 단연, (사회의 계급을 결정할 것이라고 인식되는) '대입'이라는 지옥 안에서 "시험 정답"이라는 하나의 출구를 남들보다 먼저 비집고 나와야 한다는 불안 속에서 자리 잡은 그릇된 교육관일 것이다. 제 아무리 학교가 공교육의 목표에 맞게 학생들을 충실히 키운다 해도 "'입시지옥'의 출구인 '시험 정답'을 먼저 찾아서 나와야 하는, '정해진 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는 교육'을 어른이라 불리는 자들이 0순위로 여기는 한" 사교육에 돈을 쓰는 학부모는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다.


공교육이란, 학교를 나왔을 때 학생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돕는 것은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지식을 공통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돕고, 그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역량을 지닐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을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하기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사회에서 경쟁은 개인 단위로 이루어지는가? 사람을 줄 세우고 서열화하는 것이 교육인가?

하나의 잣대 위에 사람들이 줄을 서도록 명령했을 때, 순서에 따라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위의 모든 질문의 답을 Yes라고 했을 때, 그 근거가 사람을 교육하는 이념에 맞다고 생각하는가?

여기에 대한 나의 답은 전부 No이다.


https://www.youtube.com/live/vEZz1daRAP8?feature=shared&t=2521


가장 내 마음을 찔렀던 말은 윤호상 후보에게서 나왔다. 교육감 선거를 좌우로 갈라서 교육에 필요하지 않은 문구를 플래카드에 넣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조전혁, 정근식 두 교육감 후보가 내건 플래카드는 아래와 같다. 조전혁 후보와 정근식 후보 모드 "단일 후보"라는 문구를 플래카드에 내건 것이 눈에 띈다.


토론회를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저 두 플래카드를 보고 나는 저렇게 두 후보만이 교육감 선거에 나오는 것이라고 착각을 했었다.

저렇게 "단일 후보"라는 문구를 내걸어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식의 프레임을 조성하는 것은 다른 후보의 패싱을 통한 양극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윤호상 후보의 플래카드를 보면 교육에 대한 후보자의 인식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4975078?sid=102

언론들이 선거를 양자 간의 대결로 만드는데 일조하다니, 이건 유권자들의 눈을 가리는 격이다.


언론들 또한 교육감을 뽑는 선거를 "정근식과 조전혁 두 명의 대결로 정의"하며 그 외의 후보들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끔 프레임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조전혁 후보는 조희연 전 교육감에 대한 심판론을 제기하며 정근식 후보를 '조희연 아바타'라고 정의하며 심판론의 연장선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더 나은 교육의 미래를 위해 힘써야 할 교육감 후보가 "현재의 선택지 중에 더 나은 것을 구하는데 집중하지 않고" 전 교육감을 탓하는데 공격 수위를 높이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한 행실이다.


"다른 교육감 후보자들 vs조전혁 교육감 후보자" 구도에 있어야 할 사람이 "조희연 전 교육감 vs조전혁 교육감 후보"의 프레임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과거보다 나은 현재'라는 프레임 속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다른 후보는 가리게 하는 움직임으로 보이나, 현명한 유권자들이라면 '현재 주어진 선택지에 충실하는 것'에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 본다.


나는 교육의 정상화까지는 가능할 것이라 믿지 않는다. 제 아무리 뛰어난 교육계 리더가 나타난다고 해도 사회 구성원들이 받쳐주지를 못한다면 나아질 기미가 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저 현재의 대한민국 교육을 더 망치지 않는 교육감을 뽑는 것이 최선이라고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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