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 서산에서 오셨다는 대답에 마음이 반갑다. 내가 오랫동안 마음에 품었던 사람이 서산에 살기 때문이다.
“진짜요? 제 첫사랑이 서산에서 학교 선생님 하시는데.”
“그래요? 어디 학교요?
“서산고에도 계시다가 서산여고, 갈산고 등 왔다 갔다 하세요.”
“그래요? 선생님 이름이 뭔가요?”
“한ㅇㅇ선생님이요.”
“아. 한ㅇㅇ 선생, 알아요.”
“어머, 진짜요?”
“그 선생, 좀 특이하죠.”
“음, 어떤 면에서는 그렇죠. 가시는 학교마다 헌혈 부를 만들어 주말마다 아이들과 함께 헌혈도 하러 가시고………”
손님은 학교 앞에서 문방구를 하고 계셔서 한ㅇㅇ선생님을 안다고 하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호떡이 구워지고 트럭 옆에서 호떡을 다 드셨다.
“다음에 한ㅇㅇ선생님 만나면 안부 전해줄게요. 잘 먹었어요”
문방구 사장님 일행은 손을 흔들어 주며 퍼플교쪽으로 향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을 안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죄짓고 살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한ㅇㅇ선생님은 중학교 때 주일학교 교사와 학생으로 만난 사이였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사십 년 가까이 교단을 지키고 있다. 막연히 교사의 꿈을 가지고 있던 나는 그가 국어교육과라는 이유로 나도 국어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고3 땐 그가 졸업한 학교에 국어과가 아닌 특수교육과에 지원을 했다가 떨어져 재수를 했다.
고개를 들어 바다를 바라보았다. 물이 빠져 갯벌은 회색빛이다. 회색빛 갯벌 위엔 청명한 하늘이 파랗다. 푸른 하늘 위로 나의 푸르던 10대 시절과 늘 우수에 찬 미소를 띠던 그의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