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에서 장사를 하다 보니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분 중 한 부류가 관광버스 기사님들이다.
북한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오시는 분들이다. 딱 한번 오고 마는 관광버스도 있지만 대체로 여러 번 손님을 모시고 오신다.
손님들을 내려주고 기사님들은 차에서 쉬기도 하고 푸드 트럭 옆에서 휴식을 취한다. 기사라고 이름표를 달지 않았지만 왠지 딱 보면 기사님 같다는 느낌이 온다. 똑같이 정장을 입고 있어도 보험 설계사와 학습지 교사가 구분되는데 그런 것처럼 느낌이 있다.
트럭 근처로 기사님이 오시면 나는 주문받지 않은 호떡을 하나 굽는다. 뜨겁게 구워진 호떡을 종이컵에 넣어 기사님께 드린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호떡을 드신다. 개중에는 돈을 꼭 주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돈을 받지 않는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종종 기사님이 먼저 호떡을 드시고는 손님들께 맛있다고 권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기사님은 사비로 관광객들에게 호떡을 하나씩 다 사드리기도 한다. 광주에서 오시는 기사님은 외국관광객들을 모시고 온다. 주로 동남아 쪽 관광객과 제주도 손님이다. 그 기사님은 꼭 사비로 호떡을 다 사 주신다. 미리 주문해 놓고 퍼플교를 살핀다. 손님들이 거의 올 때쯤이면 호떡을 구워달라고 한다. 나도 서비스로 덤을 몇 개 더 드린다. 사람사이엔 오가는 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처음 보는 기사님 중에는 다정한 사람도 있다. 차에서 떡이며 과일 등을 건네며 먹으라고 주고 가신다. 나도 얼른 호떡 하나를 굽는다. 섬에 오기 전엔 남편이 산악회 회장을 하며 산악회를 이끌었다. 그 외에도 타 산악회의 산악대장을 종종 하였다. 남편은 주말마다 산행을 떠났다. 나도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산행에 따라나섰다. 차에서 나눠주는 떡은 늘 맛있다. 정상에서 먹는 점심과 하산 후 먹는 음식을 말해서 무엇하랴.
섬으로 들어온 후론 산악회를 따라 산행하는 것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연육이 되었지만 섬으로 들어오고 3년은 배를 타고 육지를 드나들어야 했다. 첫 배를 타도 시간을 못 맞추고 막 배를 타기엔 너무 늦게 하산을 하기 때문이다. 배낭을 메고 트레킹을 하러 온 사람들이 더러 부러울 때가 있다. 산에 한번 가자 가자 하면서 못 가고 있다.
남편은 떡을 좋아한다. 기사님께서 주신 떡은 남편을 위해 챙겨놓고 바나나 하나를 까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