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형태에 따른 효도의 변화
관광지에는 단체 관광객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다. 흥미로운 점은 본가 부모님과 아들 내외, 손자가 함께 오는 경우보다 처갓집 가족들과 방문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형제가 많은 집보다 자매가 많은 집이 더 화목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실제로 이곳을 찾는 가족들을 봐도 그런 경향이 보인다. 심지어 남자들도 형제들보다는 동서지간에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늘 만난 한 가족도 그랬다. 부모님과 함께 온 두 딸과 사위들은 다정하게 부모를 챙기며 시간을 보냈다. 딸들은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걸었고, 호떡을 사 드릴 때도 부모님의 입맛을 먼저 물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만약 딸이 없는 집이라면? 아들만 있는 부모들은 효도를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걸까? 물론 모든 가정이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들은 본가보다 처가를 더 자주 찾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내 남편도 본가보다 4시간이나 더 걸리는 처가를 더 자주 방문한다. 이유를 물었더니 장모님과 대화가 더 잘 통해서라고 했다.
나는 아들 셋, 딸 셋을 두었다. 위의 이론대로라면 내 입장은 균형이 맞을 것 같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장담할 수 없다. 현대 사회에서는 자녀 수가 줄어들면서 외동이거나 많아야 두 명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딸을 둔 부모는 상대적으로 더 자주 챙김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아들만 둔 부모는 사위가 없으니 돌봄을 덜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효도란 무엇일까? 예전처럼 부모를 모시고 함께 사는 것이 효도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부모에게 자주 연락하고, 관심을 기울이며,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다. 꼭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 않아도 부모를 향한 애정과 배려가 있다면 그것이 곧 현대적인 효도가 아닐까.
가족의 형태가 변하면서 효도의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혈연의 형태가 아니라, 서로에게 얼마나 진심 어린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