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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이빌리지 Oct 12. 2024

도파민 사랑

지나친 설렘은 진정한 사랑을 숨겨버린다.

 나의 첫 연애는 상당히 예뻤으며 따뜻했다. 하지만 그 따듯함은 결국 식었고 심지어 차갑게 얼어버렸다.

 20대 초 봄이 끝나갈 무렵 나의 첫 연애는 시작되었다.

 나의 첫 연애는 어리숙했으며 상당히 아름다웠다. 첫 연애인 만큼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그녀를 기쁘게 만들어 줬다.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도 그녀를 상당히 부러워했다. 나는 그녀만을 위하는 내가 너무나 멋있어 보였고 대단해 보였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얼마가지 못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삶의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아마 도파민이 나오는 일에 매료되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것들을 지루해할 것이다.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서 발견되는 호르몬이나 신경전물질로서 자발적인 움직임, 동기 부여, 처벌과 보상, 성적 만족에 관여, 수면, 기분, 주의, 작업기억,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도파민은 심장박동수를 올려 쾌감이라는 보상을 전해준다. 하지만 보상 뒤에 고통이 찾아온다. 이것이 도파민의 기능이다. 도파민은 사람을 움직이게도 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은 사랑도 도파민으로 한다. 나는 이것을 도파민 사랑이라고 부른다.

 도파민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설렘에 지나친 관심을 둔다. 그리고 우연 속에 인연을 찾기 바쁘다. 어딘가에 나의 사람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가지며 살아간다. 꼭 그렇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나의 삶에서 왠지 나의 사람이 나타날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설렘은 사람을 예쁘게 만든다. 그래서 설렘은 상당히 매력적인 감정으로 남아있다. 

 연애를 시작하더라도 설렘이 없으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느낀다. 설렘을 느끼지 못하니 결국 헤어지고 새로운 인연을 찾아 나선다. 그렇게 그들은 설렘을 찾는 일에 반복적인 행동을 한다.

 도파민 사랑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도파민이 나오는 그 순간에는 마치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 같이 느껴져 다 할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도파민사랑은 한순간이며 지속적이지 못하다. 물론 그렇다고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감정일 뿐 이성적인 영역은 아니라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도파민사랑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 순간의 설렘이 나의 사랑이라고 믿고 그 감정을 따라간다. 그래서 도파민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감정적인 영역에 항상 갇혀 있다. 그리고 감정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도파민사랑은 이성의 영역보단 감정의 영역에 주로 존재하다 보니 이상한 판단을 하게 된다. 가끔씩은 이상한 판단이 오히려 사랑의 크기를 거품처럼 키울 때가 있긴 하지만, 이성적인 영역으로 들어서는 순간 거품이 빠질 수가 있다. 거품이 들어서는 순간에는 무엇이 진실인지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이 음료의 진짜 맛은 무엇이며, 색, 향 모든 것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물론 그 순간은 아름답게 보인다. 그래서 거품처럼 올라오는 도파민사랑은 우리를 흔들어 이성보다는 감성을 앞세우게 만든다. 사랑도 거품이 앞서면 그 사람의 모습을 제대로 보기가 힘들다. 사람은 자세히 봐야 되는데 거품이 그것을 가린다.

 심지어 사랑의 깊이 마저도 가려버린다. 도파민 사랑은 대부분을 가려버린다. 


 도파민 사랑은 진정한 사랑을 하기에 어려움을 준다. 사랑은 좋고 나쁨을 모두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지만 도파민 사랑은 그렇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호르몬이 도파민 사랑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도파민 사랑을 벗어나기는 생각보다 힘들다. 내가 도파민 사랑이라고 깨닫는 것도 마찬가지다. 도파민 사랑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좋고 나쁜 많은 경험을 해봐야 조금 알 수 있다. 그래도 도파민 사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어렵지만 분명 알 수 있다.

 나는 지금 도파민 사랑을 하고 있는 중일까? 여러분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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