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나 최영숙 Jan 20. 2021

아프리카 펭귄을 보신 적 있나요.

루나 세계여행



아프리카 여행/남아프리카 공화국(7)/체프만스 피크 드라이브 & 볼더스 비치



채프먼스 피크 드라이브 Chapman's Peak Drive(M6)


물개 구경 마치고 훗 베이 Hout Bay 항을 뒤로하고

아름다운 해안 도로를 펭귄 해안으로 이동한다.

펭귄 서식지 볼더스 해안 Bolders Beach로 가려면

거쳐가야 하는 잘 알려진 드라이브 코스.

영국 BBC도 인정한 죽기 전에 꼭 가 보아야 할 곳.


버스에 올라 훗 베이를 벗어나니

멀리서 보는 훗 베이 항과 비치가 예쁘다.

케이프 반도 산지의 특징인 나무 없이 불룩한 봉우리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이다.


Hot Bay와 Chapman's Peak Dive(M6)


Chapman's Peak Dive.

M6도로는 유료 도로이다.

아름다운 만큼 돈을 지불하고 지나라는 드라이브 코스인가.

올리는 사진은 달리는 버스 맨 뒷 자석에 머물며 찍었다.

남쪽으로 달리는 차 꽁무니에서 역으로 북쪽(뒤차)을 향해 찍은 사진이다.


Chapman's Peak Drive Gate(유료 도로)


날씨가 화창하여 푸른 만을 배경으로 푸른 하늘.

다른 세상의 다른 나라, 처음 대하는 풍경.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그저 여유로운 도로.

한적한 해안의 절벽을 따라 절묘하게 만들어진 드라이브 길이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Hout Bay


첫 번째 전망대에 내렸다.

나는 멀리 떠날수록 좋다.

멀어지는 만큼 일상으로부터 멀어지고.

멀어지는 만큼 쓸데없는 생각도 사라지고

아직도 안가 본 곳이 있냐고 걱정 반 원망 반인 나이 드신 엄마도 멀어진다.

오직 눈앞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가 된다.

때때로 이렇게 털고 나서 가던 길을 또 가야 한다.


해안 가까이 내려 선 남녀가 렌즈에 잡혔다.

그들이 서성이더니 번갈아 난간을 잡고

훗 베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서로 모르는 사일일까. 아니면 연인일까.

멀리 있어 물어보지는 못했다.

그들이 나의 여행에 낭만을 더한다.

나만의 비밀이다.


Chapman's Peak Drive wjsakdeo


도로를 자전거로 하이킹하는 여인을 만났다.

젊지 않은 나이에 혼자서 씩씩하게 다니는 그녀.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포즈를 취하신다.

함께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또 한 번 '굿'이다.

다시 한번 오고 싶다.

탁 트인 대서양을 따라 하이킹하고 싶다.


Chapman's Peak Dive 전망대


해안의 바위 절벽을 뚫고 다듬어 만들어진 커브가 100개가 넘고

절벽을 깎아 민든 위태롭게 이어진 동굴 형태의 도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 동해안 7번 도로보다 험하지만 차분한 분위기이다.


도로를 따라 위치 적당한 곳에 전망대가 있고

산으로 오르는 트레일이 여러 곳에 조성되어 있다.


Chapman's Peak Drive


영국 식민지배를 받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1960년에 독립했다.

영국(아프리카 종단 정책)과 프랑스(횡단 정책) 식민지배를 받던 아프리카의 나라들이

대부분 1960년을 전후로 독립했다.

이 도로는 식민지 시절 죄수를 동원하여 건설하였단다.(1922년 완공)

바위 절벽에 도로를 만드느라 희생도 많았겠지.

그 당시 수고한 이의 한을 달래듯 에메랄드 빛 바다는 오늘 잔잔하다.


가끔은 달리는 버스 모서리가 절벽에 부딪힐까 겁이 난다.

급 경사에 급 커브이다.

바다로 떨어질까 어찔하다.

종종 바람이 불거나 흐린 날에는 이 도로를 차단한다니

날씨가 좋지 않으면 반드시 인터넷 검색으로 통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커브 길에 흔들릴 때마다

수고한 이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무사히 드라이브를 진행하였다.




마을이 가까워지니 키 큰 가로수가 드디어 나타났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산마다 온통 푸른 숲인데

이곳 산지에 대부분 나무가 없는 풍경이다.


케이프 타운에 정착한 현지 가이드(한국인)의 자랑이 늘어진다.

연중 기후가 따뜻하여 매우 살기 좋고

이곳 굴과 골뱅이도 맛있고

소와 양고기 스테이크는 부드럽고 맛있다고.

고사리가 지천에 널렸는데 맘대로 채취하다 들키면 벌금 물어야 한다고.


식당에서 등갈비를 주문하면 커다란 접시에 손바닥만 한 뼈 붙은 갈비가 3~4개 수북하게 나온다.

눈으로 보고 감탄부터 하는데

가이드 설명처럼 구운 고기가 부드럽고 우리나라 갈비 비슷하여 맛은 좋으나

항상 배가 너무 불러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볼더스 비치 Bolders Beach의 아프리카 펭


볼더스 비치 Bolders Beach에 도착했다.

이곳 해안은 남아메리카 땅끝 우수아이아처럼 펭귄이 서식하는 곳이다.

우수아이아 펭귄은 추운 지역에 사는 남극 펭귄이고

볼더스 해안 펭귄은 자카스 Jakass 펭귄이라 불리는 키가 작은 펭귄이다.

그러고 보니 큰 대륙 남쪽 끝은 떼 지어 물개와 펭귄이 산다는 공통점이 있다.



Bolders Beach 입장


안내 센터를 지나 해변이 나타난다.

입장하지 않으면 펭귄을 멀리서 조금밖에 볼 수가 없다.

펭귄을 마주 보려면 티켓을 사서 입장해야 한다.

해수욕을 하며 펭귄과 헤엄치려면 입장료를 더 내면 된다고.

해안의 데크를 따라 걸어 들어다.


Bolders Beach

와아, 펭귄이다.

키가 작긴 작다.

바위에 나란히 앉아 일광욕을 하고 있다.

데크를 따라 걸으면 계속 펭귄 행렬이 이어진다.

정다운 부부, 새끼, 옹기종기 모여 오후를 보내고 있다.


Jakass 펭귄(아프리카 펭귄)
Bolders Beach Jakass 펭귄


추운 곳이 아닌 따뜻한 곳에서 서식하는 펭귄이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어떤 이가 남극 펭귄 3쌍을 데려왔는데

지금 이렇게 많아졌다는...

이름과 생김이 다르니 전해지는 설일 수도.


남극 펭귄은 알에서 나온 새끼 펭귄이 추위에 견디고 살아남기가 어려우나

이곳은 따뜻하니 알에서 깨어나기만 하면 방해 없이 자랄 수 있겠다.



Bolders Beach 자카스 Jakass 펭귄



바닷물에서 언덕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땅굴을 파고

굴 속을 들락거리는 놈들이 있다.

이 굴속이 펭귄의 보금자리.

결혼을 하면 굴속에 신혼 사림을 꾸리고

사랑을 나누며 알도 낳고 새끼도 키우는 펭귄의 집이다.

바다로 나가지 않고 집 주위에 머무는 친구도 많다.


펭귄의 땅굴(보금자리)


작은 펭귄의 몸짓이 귀엽다.

크기로 보면 새끼 펭귄 모습이다.


몸길이 약 65~70cm.

몸무게 2~5kg.

먹이 : 오징어, 청어, 멸치, 조개 등

한 번에 2개의 알을 낳고 암수가 교대로 품어 부화시킨다.

머리에 하얀 줄무늬가 있고 전체 몸에 3층으로 된 짧은 털이 촘촘하다.

<출처 : 자연박물관>


남아프리카 공화국 Jack Ass 펭귄
아프리카 펭귄 낙원


따뜻하고 쾌적한 펭귄 해안에서

눈 구경도 한 번 못한 펭귄 무리가

지나는 이에게 여행 선물을 주었다.


시몬스 타운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고

언덕과 바위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해변에서

펭귄과 데이트하고 케이프 반도 끝자락(희망봉)으로 출발한다.


 



(사진 에세이 '그냥 와봤어'를 재편집하여 올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물개 천국 훗 베이 Hout Bay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