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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자국 우선주의와 극단주의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와 대응은 무엇인가

by 팔구년생곰작가






전 세계는 점점 상호 의존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서로가 복잡한 연결고리 속에 얽혀 있다. 이러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국익 및 자국우선주의와 동일선상에 놓고 보기도 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심리일 수 있지만,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극단주의와 결합하여 파시즘이라는 어두운 역사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현대의 정치 상황을 놓고 보았을 때 자국 우선주의가 위험한 방향으로 왜곡되는 사례가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단순하게 국익을 보호하자는 선의를 넘어서 자신과 정체성이나 의견이 다른 외부의 타자와 다름을 적이나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자신이 속한 집단의 내부적 결속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민족주의, 부정선거, 계엄령, 반공, 좌파 비판 등 사람들을 자극하는 말과 단어가 인터넷과 유튜브 상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결과적으로 현재 대한민국의 혼란과 갈등 그리고 분열을 점차적으로 심화시키고 있다.



사실 국익을 중요시하는 자국우선주의가 그 자체로 부정적인 개념은 아니다. 국가의 주권을 지키고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시도는 정치의 기본적인 책무이다. 문제는 이러한 자국 우선주의가 과도하게 왜곡되어 다른 국가나 민족, 혹은 사회적 약자를 희생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겠다."라는 슬로건이 단순히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경제적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것을 넘어 우리와 다른 타자나 외부와의 국제적 협력을 적대시하는 태도로 전환될 수 있다. 삐뚤어진 자국 우선주의는 국내에서는 배타적인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국제적으로는 고립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협력을 약화시키고,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갈등과 불행을 초래하는 일이다. 궁극적으로 국가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된다.



잘못된 자국 우선주의는 극단주의와 결합할 때 더욱 위험한 형태로 발전될 수 있다. 독재와 부패, 정치적 자유의 억압은 극단주의를 촉발할 수 있으며, 특정 리더가 극단적 이념을 강조하며 대중을 선동할 때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더불어 정치, 종교, 미신 등의 지나친 이념적 충성과 과잉은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극단주의는 단순히 정치적 견해나 의견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것은 어느 한 조직이나 집단을 동원하여 강력한 '우리 대 그들'의 구도를 형성한다. 그리고 배타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정당화하는 기제가 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자국 우선주의와 극단주의가 결합할 때 파시즘이라는 파괴적인 체제를 낳았던 사례들을 목격했다. 독일의 히틀러,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그리고 일본의 군국주의를 들 수 있다.



파시즘의 본질은 단순한 정치적 이념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대중의 공포와 불안을 이용하여 강력한 권력을 구축하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생명권을 위협하는 것이다. 이러한 파시즘은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경제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사회 시스템을 파괴하고 인류의 기본 가치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현재 대한민국을 불안하게 만드는 경제적 불확실성과 정치적 혼란은 사람들에게 단순하고 직관적인 해법을 찾게 만든다. 따라서 '우리만을 위한'을 주장하는 지도자들이 대중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화된 세계관과 흑백논리는 사회를 더 큰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도전은 복잡하고 어렵다. 그럼에도 더욱 신중하고 균형 잡힌 태도가 필요하다.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되, 다른 국가와 집단을 희생시키지 않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단순화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화로 나아가는 길이여,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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