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시끄러워도 자연은 그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3년 전 올랐던 무등산을 다시 찾았다. 어머니처럼 푸근한 무등산이 간직한 풍경은 그대로였다. 다시 한번 정상에 발을 디뎌보자 욕심이 났다. 평소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산을 올랐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는 것은 내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산이 원망스러웠다.
"3년 전 너는 나를 가볍게 품어주었건만 지금은 왜 이렇게 나를 밀어내려고만 하니.?"
그러자 산이 나에게 답했다.
"나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데, 오히려 너야말로 변했으면서 나를 원망하는구나. 나는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너에게는 똑같은 푸근한 무등산이야."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땅과 바다, 초록의 산과 푸른 바다 이 모든 자연의 섭리는 인간의 존재 유무와 상관없이 그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