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미국으로 이민을 왔지만, 동부의 한국인들이 꽤 많은 도시의 한인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기때문에 영어로 성경을 읽게 된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읽는다’기 보다는 드문드문 영어 성경을 찾아 본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 드문드문 가운데에서도 마음의 깊은 곳으로 들어와 뿌리내리는 말씀들이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영어로 읽을때 더욱 마음과 머리에 남아 있는 구절들이 있다. 번역의 한계나 언어학적 관점에서의 한계등을 이유로 영어의 의미가 더 명쾌 할 때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 왠지 지적허영을 떨고 있는것 같아 불편하기도 했는데, 최근에서야 왜인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두번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영어는 아직도 두번 (세번, 네번, 다섯번) 생각해야 나오는 언어이다. 한국어로 읽고, 들을때는 그저 스쳐가는 많은 단어와, 단어의 배치, 단어들의 조합이지만 영어로 읽고, 들을때는 귀기울여야 한다. 새롭기도 하고, 이질적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기가막히게 한국어와 비슷할때도 있다. 그리고 늘 두번 생각해야한다. 그래서 기억하게 된다.
특별히 성경이 더 그러한 이유는 두번 그리고 또 두번 생각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성경의 하나님의 말씀은 나의 본성에 착 붙는 원래의 것이 아니다. 나를 부정하거나, 나를 거스르는 말씀이지만 나는 진리라고 믿기 때문에, 그 말씀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귀기울여 듣는다면 분명 두번 생각해야 한다. 이 귀기울여 듣는 행위를 영어를 통해 하게 되면 정확히 클릭이 되면서 마음과 머리속에 남게 되는것 같다.
도적이 오는 것은 도적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 요한복음 10:10 The thief comes only to steal and kill and destroy; I have come that they may have life, and have it to the full.
그러나 네가 거기서 네 하나님 여호와를 구하게 되리니 만일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그를 구하면 만나리라 신명기 4:29 But if from there you seek the Lord your God, you will find him if you seek him with all your heart and with all your soul.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 마가복음 11:24 24Therefore I tell you, whatever you ask for in prayer, believe that you have received it, and it will be yours.
사순절 (Lent) 이 지난주에 수요일에 시작되었다. 미국에서는 이마에 재를 묻히고 이날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다. Ash Wednesday. 나도 그날 나의 즐거움중 무엇 하나를 포기하는 절제를 통해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고, 하나님 앞에서 나의 보잘것 없음을 기억하며, 회개의 자리로 들어가야 한다 생각을 했지만, 쌉싸름한 커피도, 잠자기전 핸드폰을 보며 낄낄거리는 시간도, 맛있는 저녁도 어느것 하나 포기 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엄마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새로운 항암제를 경구 복용하실 수 있게 되었고, 왠지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보상받아야 한다는 듯이 지난 3주간은 아주 마음껏 절제 없는 생활에 빠져있었다. 아직 받기전이나, 구하는 것을 이미 받은듯이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성결함에 이르기를 추구하며 사는 삶은 내게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것이다. 두번 생각해야 기억 할 수 있고, 그냥 두면 당연히 그렇지 아니한 삶으로 흘러 가게 되는것이다.
두번 생각하게 하시는 오늘의 많은 일들을 통해 다시 나의 본성을 거슬러 하나님의 얼굴을 구한다. 하나님의 뜻에 맞는것을 구할때 듣고계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그를 향하여 우리의 가진바 담대한 것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 요한일서 5:14 This is the confidence we have in approaching God: that if we ask anything according to his will, he hears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