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땐 아직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이었습니다.
원래 평일 아침은 일어나기 싫은 날이지만 오늘은 괜찮습니다.
출근하지 않는 날이 되었거든요.
홀로 출근하는 지현이를 회사에 데려다주고 충남대 테니스장으로 향했습니다.
해 뜨지 않은 겨울 아침은 너무나 추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입김이 얼굴을 덮어버렸습니다.
텅 빈 테니스 코트는 깜깜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어둠 뒤엔 짙은 해가 뜰 것이란 걸 알기에 잠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억지로 관절을 들어 몸을 움직여 몸에 열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내 곧 날은 밝아왔고 코트 위에 공을 왔다 갔다 맞받아쳤습니다.
겨울이었지만 땀이 나기 시작했고 흐르는 땀을 닦으며 단식 경기를 이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실수를 할 때마다 자책을 하며 조금 더 테니스를 잘 치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속에서 샘솟았습니다.
팽팽한 점수를 주고받는 게임은 아드레날린을 샘솟게 했습니다.
두 시간 동안 테니스를 즐겼는데도 불구하고 더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지친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곤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쉬움은 내일 또 있을 테니스를 위해 잠시 남겨두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