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2010. 8. 26)
인사청문회는 국가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함에 있어 그 자질과 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제도이다. 최근에 있었던 인사청문회에서는 고위공직자들이 잇단 비리로 불명예스럽게 낙마하는 인사들이 유독 많았다. 이는 사전에 후보자들의 검증을 철저하게 하지 않고, 경력이나 인맥위주로 후보자들을 내세운 탓이다. 국가의 요직에서 국정업무를 수행하는 인사들이 도덕적이어야 함은 당연하다. 아무리 능력과 역량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그 재능을 사리사욕이나 일신의 영화만을 누리기 위해 사용한다면 국가로서는 큰 손실이다. 우리는 과거 효율성만을 추구하며 친일파 인사들을 숙청하기는커녕 대폭 기용하여 나라의 정기가 흐려지고, 혼란한 사회상을 경험한 바 있다. 그들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실무에 능하더라도 국가의 반역자들이라고 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기업의 채용사례를 들어보자. 한 사람은 능력은 떨어지지만 인성과 도덕성이 뛰어나다. 또 다른 한 사람은 능력은 뛰어나지만 인성과 도덕성이 떨어진다. 이 기업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통해 특허제품을 개발한다고 해보자. 이 두 명의 신입사원을 투입할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을지는 능히 짐작이 가능하다. 능력은 떨어지는 사람이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다면 비록 제품의 양산이 늦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인성과 도덕성이 우수하기에 특허를 다른 회사로 반출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반면 능력이 우수하지만 도덕적으로 떨어지는 사람은 특허제품을 타회사에 넘기고,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많다. 이는 비록 효율성에서는 떨어지더라도 인성적인 면을 높이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요즘 들어 취업 시장에서도 이런 인성적인 면에 많은 비중을 두고 사원을 뽑는다고 한다. 우리가 효율성을 핑계로 친일파 인사들을 기용한 이후, 과연 그들이 국가를 위해 무슨 일을 했을까? 도처에서 비리가 만연하고, 자신의 이익을 채우기에 급급했기에 사회는 더욱 혼란스러웠을 뿐이다. 해방 이후 임시정부 요인이었던 김구 선생이 집권을 했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진작 친일파를 숙청하고, 민주독립인사들로 제헌의회를 구성하였다면 몇 번의 군사쿠데타로 역사를 되돌리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에게 기대되는 요건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이런 인사청문회가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이유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인사청문회는 말 그대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의 기능만 수행하면 된다. 후보자가 적절하지 않다면 낙마시키고, 적절하다면 등용하면 되는 것이다. 청문회를 보면서 소위 지도층 인사들의 모습은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다. 온갖 불법, 탈법을 자행한 사람들이 정치 일선에서 국민들의 파수꾼 노릇을 한다고 하는 것은 코미디도 보통 코미디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그 정도의 위치라면 이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어느 정도 내어놓고,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살아가도 좋을 법한데 아직도 무슨 미련이 많아 하나같이 움켜쥐려고만 하는지 안타깝다. 혹자는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를 정하는 기준이 약화된다면 공직입문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봉사하겠다는 의미가 아닌 자신의 출세를 지향할 방편으로서만 인식될 것이고, 이런 사회지도층의 도덕 불감증은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기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올바른 인사들을 국정의 요직에 배치하고, 그럼으로써 좀 더 발전된 국가상을 구현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