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초콜릿 가게(김예은, 서랍의날씨, 2022)
# 짝사랑은 아프기만 할까.
아프긴 하지만 아플만한 가치가 있을 만큼 설렘으로 가득할 수 있는 것이 짝사랑이라 괜히 그 단어를 들으면 마음이 간지럽고 오랜 추억 속 뽀얀 먼지 밑 한 페이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입안에서 녹고 있는 동안에는 세상 무엇도 부럽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철이 들수록 달콤함보다는 텁텁함이 뒤끝으로 남는 데다, 어른이면 괜스레 초콜릿 좋아한다는 고백을 하면 철없다는 소리를 들을까 싶어 마음을 숨기기도 한다. 마치 짝사랑처럼.
책은 무난하게 흐르고 차분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예쁘고 의미심장한 말들이 포춘쿠키처럼 곳곳에서 마음을 와사삭 물어대지만 그마저도 기분 좋은 간지럼이다.
# 아이의 추천, 그리고 궁금함
그리 특별할 것은 없는 책이지만 내겐 이제 10대의 첫해를 맞이한 아이가 추천한 책이라는 점에서 특별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아빠에게 읽어보라고 주고 싶었다는 말이 책만큼 설레었다.
다 읽고 나니 문득 아이가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했을까, 무엇을 느꼈을까 궁금했다. 천천히, 초콜릿을 녹여먹듯 생각 나눔을 해볼 생각이다. 벌써 그렇게 컸구나. 그마저 설렌다. 짝사랑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