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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때 있었기에 지금도 있는

체코, 프라하 01

by 제이


여행하는 동안 읽어야지 하고 챙긴 시집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를 라운지 한 편에서 몽땅 완독해버렸다.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고 도시를 넘을 시간에 시를 읽는 낭만을 챙기려고 했는데. 일상어로 쓰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시집에서 제일 마음에 남은 문장이 있다. 그대들도 그대들대로 잘났으니 잘나기 바랍니다. 잘나기 바라는 여행을 위해 서점에서 새로 천선란 작가의 소설집 『모우어』를 골랐다.


지정 좌석이 변경되지는 않았는지 새벽에 확인할 때까지만 해도 비워져 있던 좌석들이 꽤 많았는데 비행기가 꽉 찼다. 슬쩍 둘러보니 동유럽 몇개국 며칠 투어 같은 안내 책자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든 부모와, 초등학생 아이와, 모임 친구들과 함께인 사람들이 들뜬 소음을 내고 있다. 행복의 척도로 여행을 기준 삼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확신할 순 없지만, 이들의 표정이 어떠했다는 걸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어떤 도시에 로망이란 단어를 붙이는 이유엔 거창함이 없다. 어느 사진 한 장, 영화 속 한 장면, 막연한 이미지, 도시 전설, 소문 등. 10대 때부터 내게 그런 로망의 도시가 딱 세 곳 있는데, 바로 리스본과 베네치아, 프라하다. 어쩜 이름까지 이토록 로맨틱한지. 회사 입사 후 휴가를 길게 내도 눈치가 안 보이는 때가 되었다 싶었을 때 나는 이 로망의 도시 중 가장 첫 번째로 프라하를 선택했다. 그리고 11년이 지나 나는 다시 프라하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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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무료)


https://bricksmagazine.co.kr/theme/?idx=168028874&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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