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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모든 시간과 감정을 간직한 풍경

폴란드, 크라쿠프 01

by 제이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고, 아담한 브로츠와프 중앙역에서 출발했더니 크라쿠프 중앙역 규모에 놀라고 말았다. 쇼핑몰과 버스 터미널이 함께 있는 대규모 복합 시설에 도착하자 갓 상경한 사람처럼 이리저리 눈이 굴렀다. 예약한 호텔이 역 근처라 어디쯤이지 하며 역사를 빠져나오는데 길 건너에 떡 하니 보이는 호텔. 이 정도면 근처가 아니라 그냥 중앙역에 붙은 수준이다. 기차 이동이 많은 여행을 할 때 챙기는 오래된 캐리어의 손잡이가 브로츠와프에서 출발하면서부터 똑 갈라져버린 터라 이 위치가 이렇게 반가울 수 없다. 크라쿠프 중앙역과 도로를 마주한 전망을 가진 방에 체크인을 마쳤다.


폴란드 제2의 도시이자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크라쿠프는 197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 지구(구시가지)가 유명하다. 호텔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으면 구시가지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관문인 바르비칸이 나타난다.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는 바르비칸을 지나쳐 플로리안 게이트를 통과하니 그야말로 영화 세트장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 사령부가 주둔해 전쟁의 피해를 비켜갈 수 있었다는 크라쿠프 구시가지는 중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중앙 광장의 직물회관이나 성모승천 성당도 그렇고 이곳을 둘러싼 건물들이며, 전통 의상을 차려입은 마부가 끄는 마차나 말발굽 소리 등이 하나도 이질적이지 않았다. 있어야 할 것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느낌. 이 때문에 크라쿠프가 폴란드 최고의 관광도시로 꼽힌다고 한다. 관광객들로 아주 붐비는 구시가지에서 겨우 브로츠와프만 보고 폴란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었다는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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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무료)

https://bricksmagazine.co.kr/theme/?idx=168157986&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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