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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맛 과자를 사랑해

꼬북칩 양념김맛/해평해변에서/코르티스-JoyRide

by 릴리리

소소한 제비 스물여덟 번째 소식


[오늘의 스토리]

2000년대체 출시된 포카칩 알싸한 김맛을 아시는지? 은은한 김 맛에 살짝 톡쏘는 와사비 향이 들어가 제법 입맛 당기는 과자라 좋아했었다. 대중적인 인기는 없어서 소리소문 없이 단종되더니 몇 해 전부터는 SNS 붐을 타고 다들 ‘한철 장사’에 몰두에 별의별 맛이 다 나오면서 마침내 김맛 과자에도 한줄기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양한 과자에서 김맛을 선보였는데 이번에는 꼬북칩에서 ‘양념김맛’을 출시했다. 꼬북칩의 거의 모든 맛을 좋아하는데, 거기에 또 좋아하는 김맛이라니! 지나칠 수 없어 장바구니에 집어넣었다.

하지만 기대하며 먹은 꼬북칩 양념김맛은 좀 실망스러웠다. 쌀가루를 첨가해 유난히 바삭한 식감은 좋은데, 양념맛이 너무 옅어서 그저 식감만으로 즐기는 스낵이 돼 버렸다. 약간 짭조름하고 구수한 김 특유의 맛이 잘 살아있으면 좋았을텐데 싶다. 그래도 술안주로 한 봉지 뚝딱했다.

또 최근에 산 김스낵은 마켓오 구운김톡. OO톡 과자 시리즈도 다 좋아하는데(과자 없이 못사는 사람) 구운김톡은 구수한 김맛이 유난히 잘 살아 있다. 과자 베이스 자체가 전분과 밀가루 반죽을 성형해 만든 것이다 보니, 묘하게 옛날 김맛 전병 과자 같기도 하다. 그런데 또 완전히 옛날 과자 맛은 아니다. 마치 레트로가 유행해서 복고풍으로 내놓은 ‘요즘 물건’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과자 러버로서는 새로운 시즈닝으로 더 다채로운 맛을 선보이는 요즘 과자 업계의 행보가 반갑기 그지 없다. 인스타그램은 하지 않지만, 앞으로도 재미있는 과자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며.

일단은 구운김톡의 판정승.

[오늘의 풍경]

주말동안 ‘소소한 제비’에 실을 풍경을 많이 건져야지 싶어 닥치는대로 찍어댔는데, 막상 집에 와서 들여다보니 사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여행 가서도 항상 사진을 많이 찍지만 돌아와서 보면 쓸만한 사진은 별로 없다. 그래서 여행 잡지에서 일할 때 같이 출장 간 포토그래퍼가 쉼없이 셔터를 눌렀던 걸까.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오늘의 풍경’은 하평해변의 딸아이. 모래사장이 파도에 깎여나가 절벽을 이룬 모습이 색달랐다. 갈수록 동해안의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있다는데, 사라지는 건 모래 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오늘의 음악]

JoyRide - 코르티스

갓 데뷔한 빅히트의 신인 아이돌 코르티스의 곡이다. 방탄소년단부터 투모로우바이투게더까지 빅히트 아이돌을 좋아하는지라 데뷔 전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데뷔곡이 기존 아이돌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 좀 충격이었다. 새로운 청량감을 기대하고 있다가 전혀 다른 콘셉트를 보니 이제 완전히 아이돌의 세대가 바뀌었다는 것이 체감된다. 마치 뉴진스가 나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개인적인 감상이니 반박시 여러분 말이 맞습니다). 가장 최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JoyRide는 크게 흥미가 없었던 다른 곡들과 달리 나른하고 서정적인 얼터너티브 록이라 기본적으로 록 키드인 내 취향을 저격해 오늘의 음악으로 선곡하게 됐다.

리더인 마틴은 2008년생이지만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Deja Vu, Beautiful Strangers, 아일릿의 Magnetic 등의 작사, 작곡에 참여한 프로듀서다. 열일곱의 소년을 보며 과연 나는 마흔의 나이에 무엇을 이루었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치열하고 싶지만 게으르고, 게으르고 싶지만 치열해야 하는 나날이다.

데뷔 EP 앨범 커버아트(2025 BIGHIT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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