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가방끈이 길어졌습니다만>, 전선영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묘한 쾌감이 차올랐다. 정직하게 도전하고 있다는 그 확실한 느낌. 어쨌든 도전의 시작부터 끝까지 도망가지 않고 견뎌보았다는 사실은 마음에 희안한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그날 아침 눈 덮인 캠퍼스를 가로질러 연구실을 향해 걸으며 한 가지 다짐을 했다. 원하는 것과 똑바로 눈 맞추는 용기를 낼 것. 지더라도 피하지 말 것. 이 싸움은 스물다섯의 내가 최선을 다해보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싸움의 연장이니까. 더는 미룰 수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