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1
회사생활 18년 차에 정말이지 18같은 나날들로 메꾸어갈 줄 몰랐다.
딱딱 떨어지는 숫자 라임이 참 경망스럽다고 여기면서 요 딴 글을 주절 될 줄은 더더욱 몰랐고..
나이가 드니 아프고 혼란스러운 일상 그것도 집안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동료들과의 식사자리에서 공유할 수 있는 ‘당혹한 덤덤함’이 찾아오게 되는 날 또한 예상치 못했다.
그런 요즈음..
작정하지 않은 화제를 불쑥불쑥 꺼내버린 스스로에게 놀라고 이후 썩 개운하지 않은 심경을 느끼고 다시 자신을 다독이고 다잡는 마인드콘트럴을 반복하던 어느 날 생경한 나의 경험과 유사한 수상작품집이 있다며 꼭 선물해 주겠다는 후배 동료의 제안을 들었다.
흘려들은 듯 새겨들은 듯하던 차 금요일 아침에 정말이지 선물을 받았다.
감동에 못 이겨 스토리에 업데이트하니 지인 한 명이 본인도 무척이나 감명받아 아껴 읽어나가고 있고 특히 작가해설이 미쳤다고 메시지가 와서 기대감이 증폭되기도 했다.
주제나 상황의 유사함을 확인하고자 집어든 에피소드를 접하면서 회개를 하게 될 줄이야
그동안 자기 위안으로 삼았던 효심이 대단히 일차원적이고 알량한 마음씀에 불과하다고
나를 훅 쳐버려 결국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지 못하고 백만 년 만에 침대에서 놋북을 켜 이렇게 어쭙잖게 써 내려가게 만든다.
가시적인 현상만에 집중하는 평면적인 나의 사고와 판단에 그간 부모님은 많이 서운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서운했을 것이다. 치매에 걸려버려 만회할 수 없는 엄마는 차치하고라도 무척이나 연로하지만 그래도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한 아흔넷의 부친에게라도 성숙한 딸이 되리라고 다짐해 보지만 나 자신을 나도 믿을 수는 없다.
입주요양사의 부정한 행위의 비난을 계기로 읽어나가게 된 내용에서 자기반성을 아프게 하게 될 줄은 진심 몰랐는데 역시나 문학의 울림과 힘은 여전히 대단하구나 싶다.
책을 선뜻 선물해 준 K가 새삼 감사하고 가끔씩 찰나의 만남에서도 늘 환대해 주는 그 표정이 전혀 문화재단스럽지 않은 요즘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름에
감동이 일기도 했다.
무엇보다 닫혔던 조직 인간들의 벽이 살짝 허물어 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