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d vs Open
프랑스계 은행인 Societe General과 미국의 LNG수출 터머널을 짓기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딜을 함께 하기 위해 한달을 고생했다.
참고로, 미국은 셰일가스 추출기술이 개발되면서 에너지 산업 전반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셰일가스를 남부의 해안까지 수출을 위해 가져가는 가스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도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고, 이 셰일가스로 전기를 만들기 위한 가스발전소 프로젝트도 굉장히 많이 추진되고 있다. 셰일가스를 액화시킨 LNG 영역도 같은 맥락. 미국 남부의 해안가를 따라서 많은 LNG수출을 위한 설비를 짓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진행중이고 글로벌 에너지 기업은 이 현장에 배를 보내서 액화된 가스를 전세계에 공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 이 프로젝트에 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모든 금융기관이 들어가기를 원하기 때문에, 사업주로부터 초대을 받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행이 신디케이션 주간사인 SG와 평소 친분이 있어 어렵게 참여의 기회를 잡았고, 두달의 기간동안 현장실사 등 일정에 맞추어 참여확약서를 제출했다.
헌데, 문제가 생겼다. SG로부터 일종의 Lender로서의 자격검증을 받기의한 질의서가 왔는데, 질문중에 북한, 이란 등에 관한 직간접 거래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있는 것이다. 만일 자격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문제는, 우리회사가 북한의 개성공단에 지점이 있고, 이란에 사무소가 있다는 것이다.
회사 컴플라인언스를 담당하는 스티브와 피터와 상의를 했더니, 접근방식이 매우 간단했다. 있는 그대로 답변을 하자는 것이다.
반면,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혹시 이 문제로 어렵사리 종착역을 향해서 가는, LNG수출터미널 사업에 우리회사가 참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노심초사를 한다.
어떻게 해여 하나?
무척 고민이 되었다. 다음날 내린 답. 미국에 있으니, 미국사람처럼 생각하자. SG에 별도 미팅을 요청해서,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니, 담당자들이 어리둥절해 한다. 그쪽도 내부 컴플라인언스 팀과 협의를 한다고 한다.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는 반응에 역시나 풀이 죽었다.
이틀이 지나, 그쪽 컴플라이언스 팀과 컨퍼런스 콜을 했다. 이것저것 질문에 성실히 답했다. 이런 대형사업은 수많은 금융기관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칫 우리회사가 제외되면 시장에서 받는 평판리스크는 크기 때문에, 향후 영업에 제약을 받는다. 그래서 최대한 Soft Landing을 해여한다는 생각을 했다.
오후 퇴근시간 늦게 SG에서 연락이 왔다. 잘 해결이 되어 우리회사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 안도의 한숨~
퇴근길에 피터에게 문자를 보냈다. 잘 해결 되었다고 하니, 이모티콘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그림을 보냈다.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되도록 작게, 되도록 덮으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반면, 미국은 있는 그대로 다 오픈을 하고 노출을 시키면서 상대방과 협의한다. 섣부른 비교일 수 있지만, 비지니스 문화의 차이 중의 하나다. 괜한 걱정을 했나? 그래도 중요한 교훈이라 생각하며, 퇴근길을 재촉한다. 피로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