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번의 기회 그리고 프롤로그
아이들과 먹고 대화하다가 감동해서 글쓰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글쓰기를 하기 위해 아이들과 간식 먹기를 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적고 있었는데 건강을 위해서 애들이랑 젤리, 간식 먹는 것을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아내의 제언도 있어서 살짝 망설이곤 있었습니다.
'이제 그럴 나이가 되었단 말인가? 의지와 몸 나이가 다르네.'라며 씁쓸해하고 있는 와중에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먹고 대화하다가 느낀 것을 쓰면서 종종 '오늘 이 상황이 감동인가? 즐거운 것인가?'라면서 헷갈렸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런 저를 돌아보면서 동시에 생각난 것은 부부상담할 때 상담사가 해주신 말씀도 이어서 생각났고요.
"이 상황이 어떤 느낌이었나요?"
"그건 상황에 대한 것이고요. 상담자 본인이 느낀 감정은 어땠냐고요?"
"네?"
저는 상담을 하면서 자주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라면서 갸우뚱했습니다.
"당신은 자기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아요. 그리고, 당신은 자기감정을 잘 모르는 것 같고 잘 표현하지도 못하는 것 같아요."
그 말까지 생각나니까 아이들과 먹고 대화하고 감동했다. 하는 것을 잠시 중단하고 저의 감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우연히 회사 게시판에서 자료들을 훑어보다가 디스턴싱 감정단어 163가지를 읽었습니다.
제가 하려는 제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은 이렇게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디스턴싱에 열거된 단어들을 하나하나 차용해보려고 합니다.
긍정적인 감정, 부정적인 감정들을 나뉜 것에서 하나씩 꺼내서 그 감정의 뜻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을 느꼈던 상황에 대해서 찾아보려고 하고요. 그러고 나서 그 감정을 다스렸던 저의 방법을 점검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간단하고 쉬울 것 같은 여정을 통해서 솔직히 저의 감정을 꺼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숨기고 있던 또는 숨기고 싶었던 감정들도 꺼내서 톺아보려고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제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감정이 있었는가와 지금은 그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고 있는가도 점검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제가 가정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고요. 제가 제대로 표현하거나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도 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가정에서 아빠로서, 남편으로써 더 건강한 마음으로 함께 살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사회에서 거의 24시간의 절반을 함께 일하고 부딪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감정싸움, 감정조절을 어떻게 하며 좀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도 점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하게 됩니다. 제가 163가지 단어들을 활용해서 제 감정을 돌아보면서 지내는 시간 동안 격려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아이들과 먹고 놀다가 이런 생각도 하게 되다니 신기합니다.
간식을 먹고 깔깔거리며 놀아주면서 아빠이지만 함께 친구같이 지낸다는 자부심으로 지냈는데 어느 순간부터 '솔직히' 제가 이런 여정을 해보려고 마음먹었던 이유는 삼 남매들이 가끔씩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거나 느낀 상황에 대해서 말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혼자 마음으로 울었습니다. 제가 의도치 않게 제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렇게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인가? 라며 생각해 보게 되었고요. 그러다가 저를 돌아볼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아이들과 지내면서 저는 점점 성숙해져 갑니다.
제 행동을 돌아보게 되고요. 이제는 제 감정도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도 점검해 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저는 나이만 드는 게 아니라 어른이자 아빠로서 아이들이 커가는 속도와 함께 성숙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 끓인 김치찌개가 두어 번 더 끓이면서 진한 국물과 알싸하게 얼큰한 맛을 가지게 되는 것처럼 한 남자가 결혼을 하고 나니까 이제 점점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아빠라고 불리다가 아버지로 성숙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감사이지요.
163가지 감정단어들에 대해 제가 기대가 됩니다.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돌아가면서 톺아보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 시간을 통해 좀 더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디스턴싱을 운영하는 회사와는 절대 무관합니다. 일하고 있는 회사 게시판에 공유된 지식 덕분에 이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싶습니다.
163번의 감정 점검 과정을 기대하며 시작합니다.
제가 대단한 일을 만들어낸다는 생각보다는 이 과정을 통해 저를 더 알아갈 것 같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읽어주시는 자체만으로도 또 감사드리며 이어가겠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항상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출처:사진: Unsplash의 N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