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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없이는 배움도 남지 않는다

AI와 함께하는 효율적인 학습 기록법

by 당근과 채찍

넘치는 정보, 남는 건 없다

요즘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개, 아니 수백 개의 콘텐츠를 접한다.

유튜브 영상, 짧은 쇼츠, 블로그 글, 온라인 강의까지.

그 순간에는 뭔가 배운 것 같지만, 며칠만 지나도 머릿속엔 남아 있지 않다.

특히 짧은 영상은 ‘아는 듯한 착각’을 주지만 실제로는 기억에 거의 남지 않는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유창성 착각(Illusion of Fluency)”이라 부른다.

정보를 쉽게 이해한 듯 보이는 순간, 우리는 이미 배웠다고 오해하지만 장기 기억으로는 옮겨지지 않는다.

나 역시 그랬다.

많은 강의와 글을 읽고 노션, 에버노트,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 메모장 등 여러 방법으로 남겨둔다.

정작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그때 깨달았다. 배움은 기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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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없는 공부는 휘발된다

인간은 모든 정보를 다 기억할 수 없다.

기억 연구의 고전인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은, 학습 후 1시간 내에 절반 가까운 정보를 잊어버린다고 말한다.

image.do?imgPath=newsroom&imgName=CK20230414100655425.jpeg&imgGubun=D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

그래서 기록은 단순 메모가 아니라, 외부 기억보관소를 만드는 과정이다.

종이에 적든, 노션이나 에버노트에 남기든, 기록은 뇌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다.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왜 이걸 기록했는가”라는 이유를 함께 남기는 것이다.

온라인 기록: 클리핑, 캡처, 링크 저장 (검색·재활용에 유리)

오프라인 기록: 메모, 노트 (핵심 요약과 구조화를 강제)

하지만 기록은 수집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일정 주기로 다시 정리해야 비로소 지식이 된다.

매일 혹은 매주 기록을 훑고,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쓸 만한 것은 태그와 카테고리로 재분류해야 한다.

기록은 정리와 함께할 때만 학습으로 전환된다.




AI와 함께하는 기록의 진화

예전의 나는 자료를 모으는 데만 집중했다.

하지만 자료가 쌓일 수록 그 자료에 깔렸다.

정보는 늘어나는데, 정리할 시간이 없으니 다시 보지 않게 되고, 결국 아무 의미도 남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준 게 AI와의 대화였다.


AI는 단순히 텍스트를 요약하는 도구가 아니라, 기록을 구조화하는 파트너가 되었다.

예를 들어 강의를 듣고 난 뒤 이렇게 묻는다.

“이 내용에서 내가 생각한 핵심 내용과 관련해서 다른 시각 5가지 알려줘.”

“내 업무에 적용할 만한 포인트는 무엇일까?”

“이 개념을 나의 기존 기록들과 연결할 수 있나?”


AI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걸러내고, 내가 놓친 연결고리를 짚어준다.

학습 연구에서도 이런 ‘질문-응답-재구성’ 과정이 장기 기억 전환에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미셸린 치(Michelene Chi)는 배우는 과정에서 자기 설명(Self-explanation)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기 설명은 학습자가 공부한 내용 혹은 문제를 풀고 나서 그 과정을 자기에게 설명함으로써 이해를 깊게 하고 기억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자기 설명을 통해서 학습자가 주어진 정보를 단순히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능동적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설명하면서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과정에서 학습자는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연결하고, 논리적 관계를 도출하며, 효율적으로 통합하게 된다.


단순히 복습하는 것보다, 설명하고 질문받을 때 이해가 깊어진다는 것이다.




효율적인 학습 기록 루틴

나는 지금 이렇게 기록을 활용한다.

1️⃣ 정보 수집(기록)

온라인: 링크, 캡처, 노션 저장

오프라인: 핵심 문장 메모 + 맥락 주석

항상 출처 + 기록 이유 남기기 (“이 부분을 글쓰기에 활용하기 위해”)

2️⃣ 정보 선별(필터링)

불필요한 건 과감히 버리기

AI에게 요약을 맡기고, “왜 중요한가?”를 물어 활용도를 판단

3️⃣ 정보 정리(구조화)

태그·카테고리 분류

AI와 대화하며 자동 구조화 → 같은 주제끼리 묶고, 기존 기록과 연결

4️⃣ 정보 활용(실행·재생산)

기록을 바탕으로 글쓰기, 대화, 시각화

AI에게 “내 설명이 맞는지 검토해줘”라고 물으며 내 언어로 변환

이 과정을 통해 기록은 단순 클리핑이 아니라, 사고를 촉발하는 스파크로 변한다.




기록은 학습의 뿌리, AI는 그 기록을 자산으로 바꾼다

돌아보면 예전의 나는 기록은 했지만, 정리하지 않았고, 활용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남는 게 없었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서 기록의 성격이 달라졌다.

단순 저장이 아니라, 선별·정리·재구성 과정을 거쳐 학습의 자산으로 바뀌었다.


학습은 결국 “무엇을 기억하느냐”보다 “어떻게 기록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록은 학습의 뿌리이고, AI는 그 뿌리를 더 깊게 내리게 하는 파트너다.



학습에서 기록은 필수이며, 정리 없이는 휘발되고, AI와 결합하면 선별·정리·활용까지 효율적으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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