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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쌓였는데, 왜 머릿속은 비어있을까?

정보와 지식 쌓기 ― AI와 함께 배우는 새로운 길

by 당근과 채찍

정보의 홍수 속에 길을 잃다

나는 한동안 ‘정보’만 쌓으면 지식이 늘어난다고 믿었다. 유튜브 영상, 인강, 블로그 글, 심지어 해외 논문 요약까지. 매일 클리핑 하고 캡처하며 내 노션은 뚱뚱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이상했다. 수백 개의 자료가 있는데도 막상 정리해서 말하려고 하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이 글에도 나오는 개념인 DIKW 모형을 정리해 둔 파일이 있었다.

강의를 듣던 중에 정보가 지식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노션의 기록 더미를 한참 찾았는데 찾기 못했다. (알고 보니 DIKW로만 구분을 해뒀다)

그렇게 정보는 잘 읽고 모아두었지만 정작 지식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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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지식의 차이 ― DIKW 피라미드

교육학과 정보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DIKW 모형은 이 문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Data(데이터): 가공되지 않은 사실. (예: “오늘 낮 기온은 32도”)

Information(정보): 데이터를 해석하고 맥락을 부여. (예: “오늘은 덥다”)

Knowledge(지식): 정보를 체계화하고 응용. (예: “더운 날씨에는 탈수 위험이 있으니 수분 보충이 필요하다”)

Wisdom(지혜): 지식을 추상화해 올바른 판단·행동에 적용. (예: “건강을 지키려면 생활 속에서 수분 관리 습관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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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현대 사회가 데이터와 정보 단계에서 멈춘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수십 개의 강의를 보고 블로그에서 아티클을 읽어도, 정리와 연결이 없다면 지식으로 올라가지 못한다.


AI가 정보 더미를 정리해 준 순간

나는 과거 노션에 정리한 메모를 AI에게 보여주며 이렇게 물었다.

“이 자료에서 공통된 주제를 뽑아줘.”

AI는 곧바로 태그를 만들고, 흐름도를 그려주었다.

내가 따로 묶지 못했던 조각들이 ‘학습법 → 기록 → 정리 → 실행’이라는 큰 구조로 정리되었다.


또 한 번은 이렇게 물었다.

“이 내용을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줘.”

그러자 AI는 내가 쓴 복잡한 문장을 단순화했다.

“데이터는 단순 사실, 정보는 그 사실에 의미를 붙이는 것, 지식은 그걸 활용하는 것.”

그 과정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AI와 대화하는 순간, 단순한 기록이 지식으로 변환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왜 정보가 쌓여도 지식이 되지 않는가?

현대인의 학습 문제는 ‘정보 과잉’과 ‘지식 부재’다.

미국 심리학회(APA)는 이미 2000년대 초반에 “정보는 폭증하지만, 사람들이 더 현명해지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라고 경고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리와 연결의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밑줄만 치는 건 데이터 수집일 뿐, 지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블로그에서 글을 저장만 하고 쓰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학습에서 중요한 건 “왜 기록했는가,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이 없다면, 아무리 많은 정보도 결국 흘러가 버린다.



AI의 역할 ― 정보 → 지식으로의 촉진자

AI는 DIKW 피라미드의 하위 단계를 상위 단계로 끌어올리는 가속 장치다.

데이터 단계: AI는 방대한 자료를 대신 수집하고 검색해 준다.

정보 단계: AI는 요약·분류·비교를 통해 데이터에 의미를 붙인다.

지식 단계: 내가 제공한 맥락에 따라 구조화하고, 다른 관점과 연결해 준다.

지혜 단계: AI는 가치 판단을 대신할 순 없지만, 여러 시뮬레이션을 제시해 더 나은 결정을 돕는다.

예를 들어, 내가 기록한 독서 메모를 AI와 함께 정리하면, 그 메모는 더 이상 개인의 단순 기록이 아니라 지식으로 확장된 체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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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서 지식으로 나의 사례

(1) 단순 기록

책에서 “학습은 반복이 아니라 회상과 응용에서 강화된다”는 문장을 밑줄 긋고 노션에 옮겼다.


(2) AI와의 대화

“이 내용을 실제 생활에서 적용할 방법을 알려줘.”

AI는 이렇게 답했다. “책을 읽고 하루 뒤에 친구에게 설명해 보라. 회상 과정이 장기 기억을 강화한다.”


(3) 지식으로 변환

나는 이후 독서모임에서 일부러 책 내용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다.

설명할 때마다 내용이 훨씬 선명해졌고, 기억도 오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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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하는 학습의 전환

데이터는 기록되어야 하고, 정보는 정리되어야 한다.

지식은 체계화되어야 하며, 지혜는 삶 속에서 실천될 때 비로소 얻어진다.

AI는 이 모든 전환 과정을 가속화하는 최고의 파트너였다.

단순 저장으로 끝나버릴 뻔한 기록이, AI와의 문답 속에서 구조화되고 연결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 언어로 자리 잡아, 삶 속에서 행동으로 이어졌다.



DIKW 피라미드가 보여주듯, 데이터는 기록되고, 정보는 정리되며, 지식은 체계화되고, 지혜는 실천에서 얻어진다 ― 그리고 AI는 이 전환 과정을 가속화하는 최고의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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