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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잘 쓰는 것보다 중요한 것

이해하고 성장하는 인간으로 존재하는 일

by 당근과 채찍

AI를 잘 다룬다는 착각


요즘은 “AI를 얼마나 잘 쓰느냐”가 능력의 척도처럼 여겨진다.

프롬프트를 세련되게 쓰고, 도표를 뽑아내고, 글을 자동으로 완성시키는 사람이 ‘앞서간다’고 평가받는다.

그렇게 믿는 사람 중에 한 명이 바로 나 자신이었다.

AI를 잘 다루면 ‘효율적인 사람’, ‘현명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상한 공허감이 찾아왔다.

AI가 써준 문장은 매끄러웠지만, 그 안에는 무언가 없었다.

내가 시켜서 쓴 글이지만 나라는 사람이 없었다

읽는 사람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정자 나는 왜 그 말을 했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

그때 깨달았다.

AI를 잘 다루는 법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 이해하는 사람으로 존재하는 일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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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법이 아닌 ‘활용법’을 배워야 한다


AI의 ‘이용법’은 쉽다. 질문 잘하기, 요약 요청하기, 글 다듬기 같은 기술적으로 접근하면 된다.

하지만 진짜 어려운 건 ‘활용법’이다.

활용법은 도구를 내 삶의 맥락에서, 내 목표를 향해 사용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구글 검색을 잘한다고 해서 통찰력 있는 사람이 되진 않는다.

검색한 정보를 구조화하고, 나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할 수 있어야 진짜 ‘활용’이다.


AI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준 문장을 그대로 복사하는 건 단순한 이용이지만,

그 문장 속에서 의미를 연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건 ‘활용’이다.

이 차이는 기술 숙련도가 아니라 사유의 깊이에서 나온다.




AI로만 쓴 글은 ‘비어 있는 찐빵’이다

한 번은 AI에게 ‘인간의 배움’에 대한 글을 써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결과물은 완벽했다. 문장은 매끄럽고, 논리는 단단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이상했다. 모든 말이 맞지만, 하나도 살아 있는 말이 아니었다.


AI의 글은 “비어 있는 찐빵”과 같다. 겉은 그럴듯하지만, 속이 비어 있다.

AI가 생소한 사람은 느끼기 어렵지만, AI가 조금이라도 익숙한 사람은 바로 안다.

이 글 AI로 작성했네

이유는 단순하다. AI는 경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슬픔을 느껴본 적이 없고, 실패의 냄새를 맡아본 적도 없다.

그래서 AI가 쓴 글은 ‘지식’은 풍부하지만 ‘통찰’이 없다.

2024년 MIT Tech Review의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AI가 생산한 텍스트는 정확하지만, 독자가 느끼는 ‘몰입감’과 ‘감정의 여운’은 인간 작가의 문장에 미치지 못한다.”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2024)]

결국 감정과 통찰, 그리고 말의 진심은 여전히 인간이 담당해야 하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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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한계 = 인간의 가능성


AI는 틀리지 않으려 노력하지만,‘왜 맞는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AI는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

그건 맥락과 가치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철학은 언어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일이다.”

AI는 언어를 잘 다루지만, 언어가 가리키는 ‘의미의 경계’를 넘지는 못한다.

그 한계는 인간에게 남겨진 과제다.


하지만 AI가 내놓는 말이 전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결국 제대로 사용하는 법이 필요하다

AI가 던져준 언어를 재조합하고, 그 언어 사이의 틈에서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AI는 정확성을 주지만, 인간은 의미를 만든다.




수집 → 정리 → 발산 ― 나의 학습 루틴


AI가 정보를 모아주면, 그다음은 우리의 몫이다. 학습은 ‘수집’으로 끝나지 않는다.

정보를 정리하고, 나의 언어로 ‘발산’해야 완성된다.

나는 요즘 다음과 같은 3단계 루틴을 사용한다.

1️⃣ 수집

AI를 통해 개념, 기사, 논문을 모은다.

하지만 ‘왜 이 정보를 모으는가?’라는 질문을 반드시 붙인다.

2️⃣ 정리

AI의 요약을 참고하되, 내 기준으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개념-사례-활용” 3단계로 나눈다.

3️⃣ 발산

내가 배운 내용을 글로 쓰거나, 누군가에게 설명한다.

이때 AI에게 피드백을 받는다.

“내 설명이 논리적으로 타당한가?”, “더 좋은 예시가 있을까?”

이 대화 과정이 학습의 본질이다.

이 루틴은 AI와 협업하지만, 주도권은 항상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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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의 철학 ― 성장하는 인간으로 존재하기


AI 시대에 진짜 필요한 역량은 ‘도구를 잘 쓰는 능력’이 아니라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이다.

AI는 문장을 만들어주지만, 그 문장에 의미를 부여하고 연결하는 건 인간이다.

대니얼 카너먼은 말했다.

“생각이 느릴수록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AI가 빠르게 정보를 줄수록, 우리는 오히려 느리게 생각해야 한다.

그 느림 속에서 ‘내가 이해한 것’,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을 정제하는 과정이 진짜 성장을 만든다.




AI는 도구, 인간은 의미

AI를 잘 쓰는 건 기술이다. 하지만 이해하고 성장하는 건 존재의 문제다.

AI는 우리의 손에 든 도구일 뿐, 그 도구로 어떤 세상을 만들어갈지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가 만들어준 지식 위에 나의 해석, 감정, 문장을 더할 때 비로소 배움은 살아 있는 것이 된다.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그걸 쓰는 사람의 이해력과 해석력이 결국 모든 걸 결정한다.
AI를 잘 쓰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 성장하고 이해하는 사람으로 존재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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