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GDP의 두 배 넘는 손실을 안겨주는 위기의 본질
산업화 도시화는 자연과 생태계 파괴를 불렀고, 인류는 그로 인한 편익보다 나쁜 결과를 부메랑으로 맞고 있다. 자연의 소중한 가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본 연재를 싣는다.
시골 차도를 걷고 나서야 느낀 것
나는 걷는 사람이다. 무더운 여름철에도 걷기를 안 할 순 없다. 땀을 뻘뻘 흘리고 나서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의 반전을 맛보기 위해 여름엔 일부러 산을 찾기도 한다. 더운 날 걷기를 하다 보면 끔찍한 기억으로 남은, 몇 년 전 국토종주를 할 때 아미단맥을 넘던 일이 생각난다. 그때 찜통더위를 도로 한복판에서 경험했었다. 그날은 5월 중순이었는데 구름 한 점, 바람 한 줄기 없는 따가운 땡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당시 순창군 읍내로 가기 위해 아미단맥(호남정맥 광덕산564m에서 아미산515m을 향해 갈라지는 산줄기)을 넘어야 했다. 그런데 난관이 생겼다. 지도상으로는 아미단맥을 넘는 하태재 고갯길이 막혀 있는 것으로 나온다. 옛날에 다니던 사람길이 요즘은 거의 차도로 대체돼 이곳도 그런 줄만 알고 하는 수 없이 차도를 이용해 고개를 넘으려고 24번 국도로 들어섰던 게 실수였다.
이 도로는 24번 국도와 대구광주고속도로(구 88고속도로)의 2개의 도로가 붙어서 나란히 넘는 보기 드문 차도 고개이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았던 곳에 도로를 놨기 때문에 옛 고개 이름은 존재하지 않고, 다만 '24번 국도 고개' 또는 '88고속도로 고개'로만 부른다. 이곳을 넘으면서 찻길이 얼마나 사람에게 가혹하고 삭막한 지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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