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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홍수 시대에 필요한 대책은?

조상들에게서 지혜 배워 도시형 홍수 대책 서둘러야 할 때

by Hiker 나한영
산업화 도시화는 상대적으로 자연과 생태계 파괴를 불렀고, 인류는 그로 인한 편익보다 나쁜 결과를 부메랑으로 맞고 있다. 가장 신경 써서 대비해야 할 것은 재앙으로 다가올 미래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한 가치를 돌아본다.


200년, 1000년 빈도의 강우가 빈번한 시대


지난 16일부터 닷새간 전국 곳곳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선 나흘 만에 1년에 내릴 비의 절반이 쏟아져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200년 빈도의 기록적 강우량이었다.


살인 폭우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 텍사스에선 지난 4일 하룻밤 새 최대 300㎜의 비가 쏟아졌다. 이어 시카고에선 1000년에 한 번 꼴로 내릴 법한 극한 호우가 내려 주요 도로가 물에 잠겼고, 뉴욕시는 지난 14일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해 지하철 터널이 침수됐다. 지난해 10월 스페인에선 폭우로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발렌시아 지역 치바에선 8시간 동안 1년 치 비가 쏟아진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앞으로 이 같은 살인 폭우가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200년에 한 번, 1000년에 한 번은 지구 온난화가 없을 때 발생할 확률이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러한 사건들이 훨씬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세계 기상학자들은 예측한다. 지구 온난화가 만드는 살인 폭우의 원인은 두 가지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살인 폭우 원인 두 가지


첫째는 가강수량(total preciptable water·공기 중의 물이 비로 변할 수 있는 습도의 양)이 기록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바다가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지면서 대륙 깊숙이 이례적으로 습한 공기가 올라와 여름 내내 머무르는 것이 원인이다. 이렇게 수분이 포화상태가 된 공기가 한랭 전선 등의 영향을 받으면 순식간에 한꺼번에 내리는 폭우가 된다.


미국 텍사스에 내린 폭우도 마찬가지였다. 여름 내내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멕시코만과 대서양 서쪽에서 습한 공기가 북쪽으로 이동해 로키산맥 동쪽 미 전역의 모든 대기층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습도가 형성됐다. 지난해 스페인 폭우도 같았다. 지중해 해수 온도가 28.9도로 역대 최고치였다. 이번 우리나라 폭우도 같은 이유였다. 남쪽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 머물며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내륙에 유입됐다. 한반도 북쪽 상공에 정체한 절리저기압이 차고 건조한 공기를 불어넣자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장기간 충돌해 극한 호우를 쏟아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두 번 째는 ‘유사 공명 증폭 현상’(QRA: Quasi-Resonant Amplification)이다. 원래는 북반구의 제트기류를 따라 대기가 흐르는데, 북극의 온난화가 제트기류를 약화시켜 대기 상층의 기류가 몇 주 이상 움직이지 않고 정체되는 현상이다. QRA 발생이 폭우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마이클 만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의 논문에 의하면, 북극의 온난화가 제트기류를 약화시키고, 이로 인해 폭염과 홍수, 가뭄과 같은 재난이 여름철 반복적으로 장기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한 달 사이 워싱턴 지역에서 폭염과 홍수 등으로 30명 이상의 사망 사태가 발생한 것이 이 현상에 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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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판교 테크노밸리 소재 IT벤처사업을 하면서 취미로 10년째 전국으로 트레킹을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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