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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껏 움직이고 싶어요

만 1세 놀이지원

by 남효정

아이들을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흥미와 관심, 발달욕구에 따라 스스로 놀이를 선택하고 배우도록 기다려주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 아이의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에 민감하게 반영하는 것, 아이의 다양한 움직임을 존중하는 것......


그중에서 나는 오늘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은 그들을 좁은 공간에 가두지 않고 열린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영아교육 현장에서 영아의 움직임과 관련된 욕구가 충분히 충족되지 않았을 때 영아는 답답함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출하고 성인은 그것을 문제행동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만 1세 담임교사입니다. 저의 고민은 저희 반 여름이가 친구들을 밀고 때리고 친구 놀잇감을 뺏어가는 행동이 잦아서 훈육을 하는데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럼 오늘 오전 시간에 여름이의 놀이를 관찰해 볼까요? 아주 면밀하게 관찰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하나라도 놓칠세라 여름이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여름이는 교실 안에서도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제자리에 서서 노는 아이는 거의 없다. 놀잇감을 꺼내고 이동하고 친구에게 건네주고 휴식영역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놀기도 하고 다시 바닥에 엎드려 책을 보기도 한다. 아람이가 교실구석에 있던 보라색 풍선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것을 안고 다니다가 높이 던져본다. 로하도 정우도 이 모습을 바라본다. 동작이 빠른 여름이는 교실 구석에서 자동차 놀이를 하다가 한 달음에 풍선을 가진 아람이에게 달려온다.


"너희들도 풍선 갖고 싶어?"


"웅, 풍선."


아이들은 교사 주위로 모여든다. 교사는 풍선이 들어있는 커다란 봉지를 뜯어서 바구니에 풍선을 쏟는다. 색색깔의 주머니 모양풍선이 바구니를 가득 채운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이 갖고 싶은 풍선을 골라봐."


대부분의 아이들은 풍선을 고르는데 여름이는 아람이의 풍선을 보고 있다.


"여름아, 너도 아람이처럼 보라색 할 거야?"


"응!"


그런데 여름이가 바구니를 아무리 뒤적여 보아도 아람이처럼 연보라색 풍선은 보이지 않는다.


"똑같은 색깔이 없어서 그래?"


여름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교사는 웃으며 진한 보랏빛 풍선을 골라서 여름이에게 보여준다.


"여름아, 이 풍선 봐. 이 진한 보라색 풍선에다 바람을 슉슉 넣으면 점점 커져. 그리고 저렇게 아람이 풍선처럼 변한다. 선생님이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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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효정의 브런치입니다.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가족이야기, 자녀와 친구처럼 살아가기, 어린이와 놀이, 교육, 여행 이야기 등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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