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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 숲과 막국수

2025년 9월 9일

by 신미영 sopia

9월 13일 활동지원사 산악회에서 인재 자작나무 숲을 가려고 했으나 당일 근무 이동으로 부득이 9월 9일에 남편과 다녀왔다. 전부터 꼭 가고 싶었던 곳이기에 평일에 여유롭게 가면 좋겠다 싶어 갔던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다. 걱정이 되긴 했으나 가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출발을 했다. 어느 정도 가다 보니 비는 서서히 그쳤다. 모처럼 바람도 쐴 겸 남편과 휴게소에도 들려 가락국수도 먹으면서 편안하게 갔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차들이 많지 않아서 시원하게 달려서 인제에 도착했다. '그런데 웬일인가?' 입구부터 차도 사람도 없이 한산해 보였다. 남편과 이상하다고 말하면서 주차하고 입구 쪽으로 걸어갔더니 나뭇잎을 쓸고 계신 분이 계셨다. 자작나무 숲 해설가 같았다. 오늘은 휴일이라면서 자작나무 숲에 입장할 수 없다고 한다. 나무들의 휴식을 위해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을 휴무로 정해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달라고 했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이곳까지 달려온 우리가 부끄럽기도 했지만 순간 당황했다. 토요일에 오려고 했으나 일이 생겨서 오늘 오게 된 거라며 몰랐기에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자작나무 숲을 보기 위해 청주에서 달려왔다고 말씀드렸다. 비가 와서 망설이다가 그래도 가보자 하고 힘을 내서 달려왔으니 우린 자작나무를 보고 가야 한다.

강원도 인재 자작나무숲

근래에 쳇 GPT에게 인재 자작나무 숲에 대해서 물어보면서 휴일에 대해서는 물어볼 생각을 못했다. 우리 사정을 말씀드리니 그러면 잠깐 자작나무 숲을 보고 사진을 찍고 내려오라고 한다. 원래 이곳을 자세히 보려면 3시간을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는 감사하다고 둘이 입구에서 그분께 사진을 좀 찍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그러고 나서 서둘러 위쪽으로 올라갔다. 위에서는 쉬는 날을 이용해서 풀베기 작업을 하는 분들의 모습이 보였다. 남편과 돌계단을 이용해서 자작나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하얀 나무 몸통에 싱그러운 작은 잎을 달고 우뚝 서있는 자작나무들이 떼 지어 있어 사진을 찍었다. 아래에서 위로도 찍고 나무의 모습도 찍었다. 더 이상 올라가기는 눈치가 보여 서둘러 내려왔다. 내려오는데 어느 남자분이 좀 전에 우리처럼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마 우리처럼 휴일을 모르고 온 듯하다. 이렇게라도 자작나무 숲을 봤으니 참 다행이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1974년부터 1996년까지 조성되었다. 총 138ha에 69만 그루 정도가 심어졌다. 그중에 1992년에 조성된 곳은 2012년 명품숲으로 지정이 되었다고 한다. 인제 자작나무 숲은 연간 40만 명 정도가 방문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계절은 10월 중순부터 말까지라고 하는데 단풍이 들 때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덜 화려하지만 은은하게 색이 변하는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한다. 봄에는 새순이 돋나 나는 모습에, 여름에는 나뭇잎의 무성한 모습에 그리고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는데 하연 줄기와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는 분들이다. 몇 년 전에 시인의 감성이 있는 분께서 겨울에 인제 자작나무 숲을 가신다는 걸 들었다. 그분도 정말 가보고 싶었기에 다른 일정을 미루고 그곳에 다녀오셔서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그런 나에게 남편이 휴가까지 내서 함께 온 것인데 자작나무 숲을 제대로 못 봐서 아쉬웠다. 마음을 접고 다음에 다시 오기로 했다. 자작나무 숲을 10분 정도 살펴보고 내려왔다. 숲해설가 분께 이곳에 식사할 만한 곳을 물으니 오늘 이곳이 휴일이라서 주변 식당들이 문을 닫아 시내 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재 부근에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추천해 주었다. 우리는 인사를 나누고 차를 타고 내려왔다. 남편은 자작나무 숲을 안 보고 내려와 시간 여유가 있고 하니 청주 가는 길 홍천 쪽에서 점심을 먹자고 한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막국수를 먹기로 했다. 거기다 수육이 곁들여지면 최고일 것 같았다. 검색을 해보니 청년농부 한*재가하는 제면소 방앗간 막국수 리뷰가 많았다. 그래서 네비를 찍고 한 시간을 달려가다가 잠시 소양강 물줄기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시원한 강물을 보니 마음이 탁 트이는 듯했다.

소양강 줄기

주차하고 3층 건물에 1층 안으로 들어갔더니 젊은 청년이 운영을 하는 곳이라 그런지 알바도 젊은이들이었다. 입구 쪽에서 식사 장소가 양쪽으로 갈라져 있었는데 오른쪽은 손님들이 몇 테이블 있어서 왼쪽으로 들어갔다. 두 테이블 정도가 식사 중이었는데 우리는 편안한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았다. 살펴보니 가격도 착했다. 테이블에 있는 전자 메뉴판에 주문하는 거였으나 아르바이트생이 도와줘서 들기름 취나물 막국수, 비빔 막국수와 수육 반을 수월하게 주문했다. 잠시 후 주문한 메뉴가 나왔는데 양이 상당히 많았다. 특히 비빔 막국수의 양이 많았다. 냉면처럼 쫄깃하진 않아도 양념에 비벼서 수육과 먹으니 맛이 좋았다. 빈 접시를 달라고 해서 남편과 나눠 먹었는데 비빔이 내 입맛에는 잘 맞았다. 시원한 육수가 맛이 좋긴 했는데 따뜻한 육수를 부탁했더니 주전자에 담아 갖다 주었다. 맛은 심심했으나 따뜻하게 먹으니 좋았고, 수육과 막국수는 나름 조합이 괜찮았다. 식사 후 화장실을 갔는데 넓고 깨끗했다. 더구나 손님들을 위해 치약과 1회용 칫솔이 담겨 있어서 양치하고 나왔다. 식사 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가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 후식은 리뷰작성 후 특별한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작성을 하여 보여 주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컵에 담긴 시원한 아이스크림도 맛있게 먹었다.

청년농부 한*재 막국수 집

요즘 활동 지원사 일을 하면서 바쁘게 지냈는데 남편과 모처럼 멀리 강원도까지 바람을 쐬고 오니 기분이 좋다. 남편은 자작나무 숲을 가기 위해 휴가를 내주었다. 같이 차를 타고 달리며 나누었던 이야기, 창밖을 바라보며 보았던 나무들이 빼곡한 푸른 숲들, 실망한 우리에게 잠시 자작나무 숲을 보라고 안내해 주었던 직원분, 자작나무 숲에서 보았던 귀여운 다람쥐의 모습, 자작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가는 싱그러운 모습들, 도로를 달리다 잠시 바라보았던 시원한 소양강 줄기, 청년 농부 가게에서 맛보았던 막국수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손님들을 위한 작은 배려의 모습, 바쁘더라도 가끔은 이런 시간과 자연을 통해 힐링을 하고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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