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브런치 시작
브런치를 시작한 지 4년 8개월 즉 56개월이 되었다. 코로나 기간이었던 2021년 2월에 시작하면서 그동안 써놓은 글을 올렸다. 2년은 매주 2편씩을 이후에는 매주 1편의 글을 발행하였다. 요즘 스페인, 모로코, 포르투갈 여행기를 4편에 걸쳐 발행하면서 지난주에 500회 글을 올렸다. 쉬지 않고 꾸준히 글을 올린 결과이다. 그동안 3,000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고 관심작가도 68여 명이 되었다. 호주, 캐나다, 브라질, 영국, 인도, 유럽 등 각 나라에서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분들의 글을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그래도 가장 좋은 건 글을 써서 나의 역사적인 기록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브런치가 아니었다면 아마 꾸준히 글을 쓰거나 그때그때 기록을 남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여행을 갔을 때 사진을 찍거나 보고 들었던 것으로 끝났을 텐데 두고두고 볼 수 있도록 형식을 갖추어 작품으로 남길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500이라는 숫자는 단지 양이 아니라 시간의 무게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는 흔들림도, 포기도, 다시 일어섬도 있었다. 글을 쓰며 스스로 다독였고, 또 누군가의 마음 한쪽을 살짝 두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문장을 선택했다. 브런치는 사실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보게 되었는데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플랫폼이라고 했다. "글로 연결되는 사람들" 컨셉으로 누구나 작가처럼 글을 쓰고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발행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글 3편을 브런치 작가 신청을 통해 통과해야 가능한데 그건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한 번에 통과를 했다.
브런치는 글 본문이 잡지처럼 예쁘게 편집이 되고, 별도 HTML 편집 없이도 사진과 문단 배치가 잘 정리되었다. 일상이야기, 여행기, 심리글, 창작소설 등 다양한 장르가 있으며 전문 작가뿐 아니라 일반인도 글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브런치는 마음에 드는 작가를 구독할 수 있으며 새 글이 올라오면 피드에 표시가 되어 글을 읽을 수 있다. 그때가 코로나 기간이라서 밖으로 다니기보다는 집안에서 생활을 더 많이 하였기에 브런치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함부로 돌아다닐 수 없고 누구를 만나기도 어려운 때라서 휴대폰에 많이 의지하던 때라 브런치에 더 관심이 갔다. 글을 써서 남들이 볼 수 있게 발행도 하고, 저장해 두는 공간도 있다. 게다가 다른 작가님들의 글도 읽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때그때 기록도 하고 글을 잘 쓰는 작가님들을 글을 읽고 댓글도 달 수 있으니,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의 플랫폼인 셈이었다. 요즘은 브런치를 통해 출판의 기회를 잡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직접적인 광고나 수익은 없지만 출판 제안, 강연 요청, 외부 칼럼 기회 등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후원하는 형태로 작가를 구독할 수 있어 직접 수익을 가져가기도 한다. 처음 브런치를 접하고 매일 브런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그동안 써 두었던 글도 올리고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또 다른 신세계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브런치 첫 발행 글이다.
https://brunch.co.kr/@sopia1357/18
다양한 생각을 글을 통해 읽어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시간도 많았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댓글을 열심히 달았다. 온라인으로 한정된 공간에서 같이 있는 것처럼 소통이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지금은 여러 가지 신경 쓰느라 브런치에 머무는 시간도 글을 쓰는 시간도 줄어들었지만 일 년 정도는 정말 몰입하고 집중했었다. 때로 남편이 너무 노트북이나 휴대폰만 본다고 경고성 멘트나 잔소리를 해도 좋아서 하는 것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돌이켜보면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매번 글을 쓰며 마음의 잔상을 정리하고, 생각의 모서리를 다듬었으며, 조금씩 단단해지고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글 한편 한편이 모여 나를 만들었고, 읽어준 누군가가 있었기에 계속해서 쓸 수 있었다. 댓글 한 줄, 공감 하나가 오늘의 500회를 이끌었다. 그래서 이 숫자는 혼자가 아닌, 함께 쌓아온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꾸준함, 성장, 표현의 여정'을 상징하는 하나의 이정표이다. 그 안에 하루의 감정, 누군가의 위로, 그리고 어제보다 '더 단단해진 나'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글을 통해 나는 세상에 말을 걸었고 세상은 그 대답으로 나를 조금 더 성장시켰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글들은 쌓여 나 자신의 '기록'이 되고 '성장'이 되었다. 많은 글 중에 맛집 한식 뷔페는 최고의 조횟수를 기록했다. 이어 두 번째는 작년 8월에 쓴 <시아버님을 요양원에 모셨다 1> 글이 차지했다.
https://brunch.co.kr/@sopia1357/691
사실 500이라는 숫자는 크게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게 이 숫자가 주는 의미는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글을 쓴다는 건, 어쩌면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길 위에는 빛이 들기도 하고, 어둠이 스며들기도 한다. 하지만 매번 단어 하나하나를 디딤돌 삼아 걸으며, 조금씩 내 안의 나에게 다가가 보는 것이다. 어떤 날은 글이 나를 위로할 것이고, 어떤 날엔 내가 글을 위로할 것이다. 나는 안다. 글은 혼자 쓰지만, 이야기는 함께 만들어지는 것임을~ 글을 쓴다는 건 결국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일'이다. 글은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자, 마음의 지도이다. 하루하루 이어진 작은 글들이 결국 큰 작품을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닿고 있다' 라며 희망을 가져본다. 글로 나를 표현하고, 누군가의 하루에 잠시 머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앞으로 글을 쓰면서도 단어를 심고 가꾸며, 문장을 연결해 스토리를 열심히 거두어야겠다. 익명의 독자, 스쳐가는 댓글, 공감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생활하련다. 요즘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를 가끔 듣곤 한다. 향수를 자극하는 그 노래를 들으면 어릴 적 여름밤 반딧불이 생각이 난다. 아주 작고 금세 사라질 것 같은 불빛이지만 그 한점 빛이 누군가의 길을 비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큰 위로가 되지 못해도, 잠시라도 마음 한켠을 밝혀 줄 수 있다면 그 순간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 살기가 갈수록 팍팍해지는 요즈음, 브런치 작가로서 주변분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누군가의 길에 작은 불빛이 되어 주고 싶다.
https://youtu.be/3Y6ut1g-K0g?si=7zwgZYnjb6V7EyPh
그동안 함께 해주신 브런치 작가님들,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700회 발행은 물론 1,000회가 될 때까지 열심히 브런치에 글을 올리겠습니다.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