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7 중간은 천천히 자연스럽게 스며듦

작지만 단단한 알맹이를 굴려 덩어리를 만드는 방법

by Yoo

작지만 단단한 알맹이를 만드는 것으로 기획의 실행을 시작했다면, 그다음은 알맹이를 천천히 굴리며 덩어리를 키우는 단계입니다. 이때 중요한 키워드는 회사의 구조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일에 가랑비에 옷이 젖 듯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입니다. 르게 실행하여 하게 결과를 보고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에 강하게 밀어붙이면, 그의 반작용으로 발생한 누군가의 반발과 저항으로 어렵게 뭉친 우리의 작고 소중한 알맹이는 부서져 버릴 수 있습니다.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이들이 나의 기획을 가져다 쓰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당신이 일할 때도 편해지고 좋아지고 성과가 나는 것 아니야를 지속적으로 물으며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나의 기획을 판촉해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생각보다 더 능동적으로 호의를 베풀어야 합니다. 나의 호의에 상대방이 '이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잘해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 비로소 나의 기획 존재를 이해하게 됩니다.


상대방의 일에 나의 기획이 스며들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은 대가 급할 때입니다. 뭔가 일을 처리해야 되는데 뾰족한 수단이 없어 발을 동동구를 때. 뭐라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때. 의 기획이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다면 그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약간의 공수가 들고 변형이 필요할지라도 상대방의 상황과 관점에서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도록 맞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대가 나의 기획이 생각나고 참고하고 활용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에 깊숙이 스며들어야 합니다.


상대방에 맞춰서 나의 기획을 제공할 때 가장 큰 장점은 그것이 오롯이 상대의 성과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통상 각 조직은 해당 조직만의 논리와 상황이 있기 때문에 다른 조직의 무언가를 그냥 가져다 쓰기는 어렵습니다. 잘 맞지도 않고요. 배고픈 이에게 당신의 조직 언어로 상을 잘 차려서 입 앞까지 밥을 가져다주면 그것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스스로 능동적으로 밥을 차려서 먹었다고 생각하게 만들면 대성공입니다.


이때 내가 재료를 주는 것도 감지덕지인데, 그것을 넘어서 밥상도 차려서 떠먹여 줘야 되나라는 현타가 올 수 있니다. 더불어 내가 자려준 밥인지도 모르고 자기가 오롯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상대에게 서운할 수도 있습니다. 이 현타와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이기는 것이 기획의 실행을 위해 가장 어렵지만 필요한 일입니다. 이 불편한 감정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상대가 좋지만 국 그 일을 통해 이득을 보는 것은 나라는 생각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너도 좋고 나도 좋으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한번 상대방이 자신의 성과로 나의 기획을 떠먹으면 나의 기획을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일의 연속성을 위해 다음에도 나의 기획을 활용하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관성이 생겨 오히려 벗어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이렇게 나의 기획이 조직 내에서 인용되는 범위나 횟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기획은 실행의 힘을 얻습니다. 내가 억지로 앞으로 달려가지 않아도 나의 기획을 인용하고 사용하는 이들이 기획이 실행되도록 밀어줍니다. 이 일련의 스며듦의 과정은 천천히 일어나지만, 한번 시작된 스며듦을 점차 속도가 붙어 넓고 빠르게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기획의 실행을 이끕니다.


keyword
이전 07화3-6 시작은 미약하지만 단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