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by 전찬민




앉지 못하는 의자다. 원래 내 자리였지만, 마치 알았던 적이 없다는 듯 모르 척했던 의자,

그 앞에서 서서 서성였다. 망설이고 머뭇거렸다.

한참을 노려보다 덥석 앉았다. 노을로 물들여지고 있는 하늘과 흔들리다 다시금 제자리를 찾아오는 나뭇가지 이리저리 제 볼일에 바쁜 사람들, 내 등뒤에 지나가는 버스가 정차하는 소리, 모든 것이 익숙하다.


‘별거 아니네’


어쩌다 보니 추억이란 걸 덮여서 오랫동안 모른 척했다. 앉아버리면 될걸,

정말 별거 아니구먼.

헛웃음이 났다가, 눈물도 났다.


그렇게 난 , 별거 하나를 또 만들어 버린 거다.




추억도 살아있을 때 존재한다. 마음에 새긴 추억은 공기 어느 곳에 흩어져 그렇게 잠겼다.

익숙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한참을 있었다. 이제는 기다리는 이 도 견뎌야 하는 것도 없이 그 자리에 앉아

별거가 생기기 전의 내가 다시 의자를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