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찾다 Apr 22. 2021

[헤비컨슈머] 아이돌 자체콘텐츠 흥행시대

나만 보기에 아깝다. 무궁무진 아이돌들. feat. 고잉세븐틴

아이돌 예능의 역사는 생각보다 깊다.
GOD의 <육아일기>도 아이돌 예능이자 육아 예능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세대 아이돌 예능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2세대부터 본격적인 아이돌 리얼리티가 활발해졌다.


 2세대 아이돌을 학창 시절에 경험했던 나로서는, <2ne1 TV>와 <빅뱅 TV>가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그 뒤로도 <블락비의 개판 5분 전>, <쇼타임 시리즈> 등 여러 아이돌 예능이 케이블채널을 중심으로 속출했다. Mnet은 마치 스핀오프 프로그램처럼 프로듀스 101에서 탄생한 그룹을 데리고 아이돌 리얼리티를 찍는 것이 당연해졌다. 그렇게 우리에게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어느 순간 자연스러워졌다.

 


 한편, 방송환경 변화와 함께, 아이돌은 더 이상 공중파 등 특정 채널에 직접적인 어필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아이돌은 더 이상 국내에서의 대중성만을 꿈꾸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끼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직접 기획하여 보여주는 것이 기존 국내 팬들 그리고 글로벌 팬들(유튜브 자막을 간절히 기다리는 외국인들)에게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아이돌은 이제 그냥 Pop가수가 되었다. 콘텐츠도 그렇게 저절로 글로벌화되고, 넓어진 타겟층으로 인해 그 수요가 글로벌에서 속속히 등장한다.


 요즈음 좁은 개념의 방송 시장에서는 예전보다 무명 연예인이 출연하기 더 힘들어졌다. 이름 모르는 아이돌을 불러줄 일이 없다. 예전과 방송콘텐츠와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에 <세바퀴>처럼 갑자기 얼굴 모르는 신인 아이돌이 나와 성형고백을 하거나, 귀여운 새싹춤을 춘다거나, 팝송에 맞춘 안무를 준비해 공연하면서 그들의 매력을 어필할 기회가 없다.

 하지만 반대로 기술의 발달과 함께 방송이라는 개념이 넓어지면서, 누가 봐주든, 봐주지 않든 일단 매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유튜브라는 넓은 시장에서, 아이돌들은 더 많은, 본인들을 원하는 대중을 공략한다. OTT 및 모바일 환경의 변화가 컸다. 큰 자본과 다양해진 콘텐츠 속, 그들은 어떠한 심의 없이,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그룹의 1~2명이 아닌, '다 함께' 나와 그들의 모습을 자연스레 녹여 보여준다. 그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면, 그들을 이미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 그 콘텐츠를 봐줄 것이다.


 이제 아이돌 리얼리티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아이돌의 필수품이 되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분명히 ‘핫’한 콘텐츠가 존재한다.

 그렇게 가장 핫한 두 아이돌 콘텐츠, SVT과 NCT를 살짝, 아주 살짝궁 알아보려 한다.(BTS 관련 콘텐츠는 이미 팬덤이 일정 수준의 인기를 넘어, 광범위 해졌으므로, 아예 생각조차 제외한다.+ 알고리즘 때문에 편협할 수 있는 이야기 일 수 있지만, 방탄의 예능 콘텐츠를 우연히라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유튜브 스토리 정도. )


1) 세븐틴의 <고잉 세븐틴>

https://www.youtube.com/watch?v=ocKgQ5Zgzqg


 감히 자신 있게 말하지만, <Going Seventeen>은 그들의 팬클럽인 '캐럿' 말고, 타 아이돌 팬들, 및 일반 머글들에게도 인기 있는 콘텐츠다. 해당 콘텐츠가 업로드된 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늘 유튜브 인기 실시간 동영상 20 위 안에 들어있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타입도 아닌데, 모닝콜을 부석순의 <거침없이>로 해놓았을 정도다. 최근 클럽하우스 내 콘텐츠를 이야기하는 방에서도, 해당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공중파 PD님 역시 이를 흥미롭게 봤다며 평을 얘기했다. 2020년 말 특정 한 회에서는, 대놓고 제작진을 부르는 곳이 많아져서 계약 건을 놓고 그들을 사수하려는 게임을 펼치기도 한다. (그만큼 인기가 많았다는 거지~)


  조회수가 해당 콘텐츠의 인기를 증명하는데, 3개월 전 업로드된 EP.44 TTT#1은 348만 회를 기록. #2 역시 296만 회로 300만 회에 가깝다. 7개월 전 업로드된 EP27. 술래잡기 편은 조회수 675만 회에 다다른다. 대부분 영상의 조회수가 200~300만 회에 이른다.  나 역시, 누군가 나에게 최근에 어떤 프로그램을 보고 가장 깔깔 웃었냐고 물어본다면, <나 혼자 산다 <김광규 편>>과 <Going Seventenn 2020>(이하 고잉 세븐틴)을 뽑을 것이다. 아이돌은 '재미가 없다'라는 말은 이제 편견일 뿐이다.


 고잉 세븐틴은 기획부터 차별화된다. 물론, 패러디물이 많긴 한데,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차용한 [세븐틴 사이드 아웃]에서는 출연하지 않은 '부승관'씨의 마음속에 멤버들이 들어와 있다는 콘셉트로, 체육관에서 하는 모든 행동이 금방금방 변하는 부승관 씨의 마음에 따라 변한다. [부승관의 전생연분]은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 형식을 그대로 차용하여, 향수를 자극한다. [논리나잇]은 인터넷에서 아무 말이나 하는 게시판을 실사화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정말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쏟아내지만, 그게 굉장히 재밌다. 가끔 박명수 님 개그를 보는 듯한 이상한 논리가 너무 매력적이다. [세븐틴 갓 탤런트]는 무한도전의 <행쇼>를 떠오르게 한다. '하이브리드 샘이 솟아'나, 깔끔한 정형돈 같은 말도 안 되는 콘셉트들이 저절로 떠오르는데, 그래서 재밌다. 전반적으로 제작진의 편집 및 멤버들의 드립 등을 통해, 무한도전을 정말 사랑했던 우리 세대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반감이 느껴지거나 하지 않는다. 확실히 고잉 세븐틴은 또 그들만의 바이브가 있다.


 기획도 좋지만, 사실 그 속에는 사실 본인의 롤을 잘 해내는 멤버들의 역할도 크다. 멤버들의 능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편은 [돈't Lie] 시리즈, [논리나잇], [T.T.T], [8월의 크리스마스] 편이다. '마피아 게임'과 'MT' 콘텐츠, '방구석에서 게임하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니. 무엇보다 오직 토크만으로 콘텐츠를 이어나가는 [논리나잇]은 아이돌들만의 출연만으로도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오랜 연습생 생활을 한만큼 서로에 대한 가벼운 비난과 장난부터 다양한 케미까지 재밌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개개인 13명을 다 살려주는 제작진의 힘이 크다.   


 학교폭력 뉴스가 터져 나오면서 무기한 연기되었던 고잉세븐틴2021은, 소속사가 문제 확인 후 지난주부터 업로드되고 있다. 앞으로도 어떤 다양한 기획이 있을지 기대가 된다.



2) NCT

"아 NCT멤버 수, 내 친구보다 많다!"

계속되는 멤버 영입에 이제 팬들은 웃으며 운다. NCT 영상들 댓글을 보면, 다들 멤버 수 드립을 치며 울고 있다. 그렇게 몇 년 간 뜰 듯 말 듯 뜨지 못했던 NCT가 드디어 떴다. NCT 드림은 지난 앨범 '리로드'로 자체 최고 성적을 거뒀다. 발매 후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을 집계하는 초동이 41만 장을 돌파, 역대급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음원, 음반 차트 1위를 싹쓸이하는가 하면, 음악방송 1위를 휩쓸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NCT로 발표한 정규 2집 '레조넌스'가 270만 장에 달하는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한바, 이 기세를 이어 NCT 드림도 승승장구 행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Mnet은 2020년 NCT단독 리얼리티 'NCT World 2.0'을 선보였다. 과거 현재 미래 등 어떤 공간에도  NCT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멀티버스'라는 세계관을 도입해 NCT월드라는 리얼리티를 만들게 되었다고 했다. 멤버가 많은 많은 만큼 (ㅠㅠ) 데뷔 이래 다양한 방송에서 모습을 선보여왔지만 23인 멤버가 함께 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팬들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다. ‘NCT World 2.0’은 23인이기에 가능한 초대형 세트, 블록버스터급 장치,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최신 기술을 적용하여 NCT의 ‘무한 개방’, ‘무한 확장’을 8개의 에피소드에 녹여냈다. 하지만 해당 콘텐츠는 생각보다 인기를 끌지 못했다.


오히려 NCT는 현재 유튜브 플랫폼에서 자체 예능 콘텐츠로 인기를 더 끌고 있다. <문명 특급>으로 인해 머글들이 많이 알게 된 그들의 매력은 자체 예능에서도 빛을 발한다. 세븐틴처럼 월간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고잉세븐틴2021은 월간 콘텐츠가 아니라고 한다.), 다양한 기획이 역시 돋보인다.


어색하지만 괜찮아 (어사즈) 시리즈, 설날맞이 엔시티 윷놀이 편, 금손 문선생, 나를 구해줘, 그리고  

nct127의 1학년 27반 시티고등학교 콘셉트의 시리즈 등 그때 그때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물론 조회수도 높다.  

ex)

K학교 안 다녀봤구나 너네? 시티고 1학년 27반 (352만회 - 3주 기준)

발 사용하지 말라고옥!! 너 퇴장 시티고 1학년 27반 (111만 회 - 1주 기준)




 개인적으로 아이돌들이 이렇게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이돌은 본인의 학창 시절과 부모님의 그늘을 반납하면서, 자신을 끝없이 시험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성공하면 성공하는대로 많은 아픔을 겪기도 하는데, 본인을 돌아볼 기회가 별로 없고, 늘 외부의 판단이나 기준에 얽매어야 했던 그들은 자신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문명특급, 네이버 나우 등 아이돌이 자주 등장하거나, 직접 진행하는 콘텐츠를 보면 생각보다 그들의 입담이 탄탄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다들 틴탑이 역주행했을 때, '니엘'의 입담을 보러 얼마나 많이 같은 영상을 구경했는지 모른다. 브레이브걸스 재발견이 몇 개월만 늦었으면, 우리는 그들의 무대를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아이돌은 많고, 무대는 적다. 단순히 대형 기획사 위주가 아닌, 좋은 아이돌을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


 2021년 1월, STAYC의 '힘내' 무대는 한창 유튜브에서 많은 칭찬을 받았다. 신인 아이돌 답지 않은, 과감한 100% 라이브가 기존의 MR에 지쳐있던 우리의 귀를 뚫고 들어왔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런 아이돌들을 스스로 OTT 플랫폼을 통해 발굴해낼 것이다. 아이돌 리얼리티가 예능에서의 입지가 좁아진 이들에게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런 OTT 시장의 매력은, '브레이브걸스'에서부터 보았듯이, 언제 우리가 누구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즐거움이다. 이런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입문작으로 <고잉 세븐틴>을 적극 추천하는 바다.




작가의 이전글 [헤비컨슈머] 심야괴담회,살려야만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