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타코망원
https://maps.app.goo.gl/kHd5wmnpWaRfy4MG9?g_st=com.google.maps.preview.copy
[3줄 요약]
1.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망원동 타코야키집
2. 식당으로도, 술집으로도 훌륭
3. 호기심을 자극하는 토마토맥주
방문한 가게의 간판 사진을 찍지 못한 이유는
보통 2가지가 있다.
기대 없이 들어갔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있거나.
망원동 열정타코의 간판을 찍지 못한 이유는 후자였다.
뒤늦은 점심을 먹을 곳을 찾던 중
갑작스레 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배도 고프고, 우산 하나에 기대
꽤나 거센 비를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늘 점심은 타코다’
라는 생각으로 가게로 향했다.
그 와중에 간판을 찍을 여유는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게 간판을 보고 메뉴를 착각했다.
‘열정’과 ‘타코’의 결합,
파란색 계열의 타일 인테리어가
이 집을 ‘멕시코 타코집’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잠시 눈동자가 흔들렸다.
타코야키를 메인으로 하는 일식 주점에서
배를 채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국 잠깐의 고민 끝에 자리를 옮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옳은 결정이었다.
가게의 간판 메뉴인 타코야키를 빼놓을 수는 없었다.
세 가지 맛의 타코야끼에
그날그날 달라지는 ‘시크릿소스’ 메뉴까지.
네이버 예약에서
그날의 시크릿소스를 확인할 수 있으니,
메뉴판에 없는 타코야끼가 먹고 싶다면
시크릿 메뉴를 주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오늘의 운을 시험해보고 싶은 사람도 마찬가지.
이날의 시크릿소스는 와사마요소스였는데,
예상보다 와사비의 알싸함이 강하게 느껴지는 소스였다.
바로 앞에서 구워 따끈따끈한 타코야끼의 식감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부족하지 않게 넉넉히 뿌려진 소스가 타코야끼 속과 어우러져
더욱 부드럽게 느껴졌다.
타코야끼 가게가 여기저기 많아지면서
와사비소스는 물론,
마늘소스, 매운맛 소스 등
다양한 소스를 뿌려 주는 가게들도 많아졌다.
나는 달짝지근한 소스와 가쓰오부시의 조합이
타코야끼에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나에게도
맛있게 느껴질 정도로 와사마요소스는 타코야끼와 잘 어울렸다.
느끼한 맛을 잡을 만한 소스를 찾는다면
오늘의 시크릿소스가 와사마요인지
사장님께 슬쩍 여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야끼소바는 어떤 맛으로 먹는가?
짭조름하면서 달짝지근한 일식소스는
타코야끼나 각종 볶음요리 등
다른 음식에서도 익숙하게 맛볼 수 있는 맛이다.
개인적으로 야끼소바의 핵심은
‘풍성한 식감’이라고 생각한다.
열정타코의 야끼소바는
아삭한 숙주, 양배추부터
새우, 오징어 등 해산물까지
큼직하게 들어갔다.
든든한 달걀프라이와 톡 쏘는 초생강은
면요리임에도 불구하고
흰쌀밥을 떠올리게 했다.
일본에서는 야끼소바를 핫도그번에 올려
‘야끼소바빵’을 먹기도 하던데.
비슷한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야끼소바를 고른 후,
시킬까 말까 했던 메뉴였다.
식사 메뉴로 적당한 메뉴긴 하지만,
내용물이 조금 다를 뿐
야끼소바와 거의 같은 맛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돼지고기숙주볶음은 그만의 맛이 있었다.
특히,
숨이 반쯤 죽을 정도로만 익힌 숙주와
큼직한 양배추가
씹는 맛은 물론, 은은한 채소의 단맛을 자아냈다.
굴소스의 단맛과 돼지고기의 느끼함,
그 무거운 풍미를 야채의
산뜻한 단맛이 잡아줬다.
이날의 일정이 많이 남아있던 터라
술은 주문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픈 배를 어느 정도 채우니
이곳이 술 한 잔 하기도 괜찮은 곳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일본 특유의 섬세한 정서를 담은 포스터를
주황색 테이프로 투박하게 붙여 놓은 모습이
타코집으로 착각케 했던
파란색 타일과 묘하게 어울렸다.
조금 불편하지만
부엌 안으로 시선을 쏠리게 만든
바 테이블과 의자까지,
생맥주 한 잔을 부르는 분위기였다.
우연에 기대어 만난 망원동 맛집에
고마움을 느끼며,
우산을 펼쳐 들고 가게를 나왔다.
타코야끼&시크릿소스
야끼소바
돼지고기숙주볶음
병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