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는 용기, 시작하는 힘
얼마 전, 함께 코칭을 연습하던 코치님이 제안을 하셨다. “우리, 매주 나누는 대화를 콘텐츠로 만들어보면 어때요?” 그 말 한마디에 우리는 새로운 작당모의가를 시작했다. 시작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우리는 다음 시간까지 ‘자신의 강점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희원님은 강점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단어는 ‘꾸준함’이다. 집요하다고 해야 할지, 성실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주변에서도 놀랄 만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일들이 몇 가지 있다. 블로그, 브런치 글쓰기, 유튜브 영상 업로드는 6년, 출근 전 홈트는 9년, 간헐적 단식은 17년간 이어지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하냐'라는 질문도 종종 받는다. 처음 그 질문을 받았을 땐 난감했다. 그것들을 하는 데 별다른 방법을 강구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특별한 의식이나 다짐 없이 "그냥" 한다.
하지만 이런 의문이 들었다.‘내가 모든 일을 꾸준히 하고 있나?' 대답은 '당연히 아니다.' 그렇다면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것과, 중도 포기했던 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차이는 딱 한 가지였다. 그 일에 내가 부여한 의미가 있는가 없는가.
블로그, 브런치 글쓰기, 유튜브 영상 만들기 같은 일들은 내가 나다울 수 있게 돕는다. 내가 느낀 것을 말과 글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래서 성과와 상관없이 계속할 수 있었다.
반면, 의미가 약한 일은 의지로 버텨도 오래가지 못했다. 춤, 캘리그래피, 마사지, 자격증 공부처럼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이걸 왜 해야 하지?’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 마음은 이미 그 일에서 멀어져 있었다.
나에게 꾸준함은 의지로 쥐어짜는 게 아니었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마음이 납득되면, 몸이 자연스럽게 따라 움직였다. 억지로 다그치지 않아도, 의미가 분명한 일은 하루의 루틴처럼 이어졌다. 그렇게 내디딘 한 걸음이 어느새 두 걸음, 세 걸음이 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작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시작을 이어가는 일이다. 우리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은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 그 일이 내 삶에 갖는 의미다.
만약 오늘 내디딘 한 걸음을 이어가기 어렵다면, 그 일이 당신에게 진짜 의미 있는 일인지 잠시 멈춰 바라보자. 그리고 그 의미를 끝내 찾지 못한다면, 포기할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 때로는 멈춤이, 다음 한 걸음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