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업과 마케팅의 3가지 핵심
얼마 전, 회사에서 친한 경영팀 막내가 학교 과제에 대해 조언을 구했습니다. 경영학과였던 그녀는 영업 관련 전공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회사에서는 회계를 맡고 있어 영업이 낯선 듯했습니다.
“과제 주제가 ‘변화하는 영업 환경 속에서 영업 담당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며, 만약 본인이 영업을 담당하게 된다면, 어떤 역량을 강화하겠는가?’인데요. 우리 회사 도메인인 ‘바이크’로 예시를 들고 싶은데, 제가 하나도 몰라서요 ㅠㅠ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마케터지만, 이 주제에 조금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영업과 마케팅은 비록 팀도 다르고 업무 방식도 다르지만, 결국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다'라는 본질적인 목표로 맞닿아 있으니까요. 고객의 결핍과 욕구를 읽고 그것을 채워주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맥락을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마케터로서 현업에서 일하며 느낀 바로는, 영업과 마케팅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다음 세 가지가 핵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원하는가를 파악하는 분석적 영역
우선, 고객이 바이크를 구매하려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레저용 바이크를 구매하는 고객 중에는 멋진 바이크를 통해 자신감을 얻거나 타인의 시선을 즐기고 싶은 욕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일탈을 꿈꾸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요.
반대로 출퇴근 시 지긋지긋한 주차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거나, 대중교통보다 편리한 이동 수단을 원하거나, 유지비를 아끼려는 실용적인 목적을 가진 고객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객이 바이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결핍과 욕구가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영업과 마케팅의 시작점입니다.
→ 결핍을 해결할 제품의 가치를 고객의 언어로 전하는 영역
1번에서 고객의 결핍과 욕구를 파악했다면, 이제는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그 결핍에 대한 가장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해답임을 고객의 언어로 설득해야 합니다. 단순히 우리 제품 및 서비스의 특징이나 스펙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겪는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고객의 삶이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핵심은 '고객의 언어'입니다. 고객의 관심사, 가치관, 그리고 그들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은어나 표현들을 사용하여 소통하는 거죠. 예를 들어, 바이크 시장의 경우 '바린이(바이크+어린이)', '기변(기종 변경)', '밤바리(밤에 바이크 타기)' 같은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활용하여 고객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고객의 결핍을 우리 서비스의 가치와 연결하고, 이를 고객의 언어로 전달함으로써 우리 서비스가 고객의 결핍과 욕구를 실현해 줄 수 있을 것임을 각인시키는 것이 2번 영역의 목표입니다. 고객이 "아, 바로 이거다! 저게 내 문제를 해결해 주겠구나!"라고 느끼도록 설득하는 과정인 셈입니다.
→ "결정을 돕는 마지막 순간"을 다루는 심리적 영역
고객은 구매 직전에 다양한 이유로 망설이게 됩니다.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 유지 보수에 대한 걱정, 혹은 바이크에 대한 막연한 동경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담당자는 이러한 고객의 망설임을 정확히 파악하고, 단순히 해소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결정적 트리거'를 제공해야 합니다.
가령, 가격이 문제라면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이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안하고,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나 기타 혜택 등을 상세히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크 입문을 처음 시작하여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을 위해서는 보험 가입이나 등록 절차, 안전 교육 등 바이크 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을 미리 제공하여 고객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구매하시면 장비 지원금 50만 원과 함께 번거로운 등록 절차까지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와 같이, 고객의 등을 떠밀어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제시함으로써, 고객이 확신을 가지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의 도메인인 '바이크'를 예로 들어보려 합니다.
바이크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레저’와 ‘상용’. 모든 경우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편의상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는 배달용 스쿠터 같은 종류를 ‘상용’이라 하고, 즐기기 위해 타는 바이크를 ‘레저’라고 부릅니다. (앞으로 쏠려 “부아아앙” 하고 달리는 스포츠 바이크 또한 ‘레저’의 한 종류입니다.)
레저 바이크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결핍과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답답한 일상에서의 일탈 혹은 해방감, 어릴 적 영화 속에서의 로망 실현,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욕구 등이 있을 수 있죠.
이런 고객들에게는 파격적인 혜택이 아닌 이상, 금전적인 할인과 혜택만으로는 고객의 망설임을 해소하여 구매를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요) 이 고객들에게는 해당 세계에 깊이 공감하며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CBR 650R 혹시 타보셨어요? 이번에 친구가 뽑아서 한 번 타봤다가 바로 기변할까 잠시 고민했어요." "저도 어제 누워있다가 바이크 영상 보고 바로 뛰쳐나갔다니까요. 새벽 바람 맞으면서 달릴 때 기분이 진짜... 아시죠?" 등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다가가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어서 우리의 제품 혹은 서비스가 고객의 욕구와 결핍을 해결해 줄 수 있음을 설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 서비스의 경우 일시불로 구매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할부와 비슷한 개념으로 나누어 지불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기간과 선납금을 선택해 월 납입 금액을 설정하고, 완납하면 바이크를 인수할 수 있는 서비스죠. 이 서비스는 선납금을 0원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많은 분들이 0원으로 설정하여 신청합니다. 즉, 목돈을 전혀 들이지 않고 구매하고 싶다는 욕구와 결핍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욕구를 우리 서비스가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설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광고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목돈 모아서 구매하면 3년, 구독하면 다음 주 당장 라이딩 가능! 꿈꿨던 바이크, 나중으로 미루고 계신가요? 지금 바로 목돈 없이 바이크 탈 수 있어요.' 이 문구는 다른 광고 소재들에 비해 성과가 좋았는데요. 특히 레저 바이크는 신청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다른 광고들은 상용 바이크의 신청이 주를 이뤘었습니다), 해당 문구를 통해서는 레저 바이크, 특히 가격대가 높은 레저 바이크 신청이 집중적으로 들어왔죠. 이처럼 우리의 서비스가 고객의 망설임을 해소해줄 수 있음을 설득하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등을 조금씩 톡톡 두드려줘야 합니다.
반면, PCX125 같은 상용 바이크를 구매하는 분들은 레저 바이크 고객과는 다른 결핍과 욕구를 가집니다. 그들은 대개 꿈을 실현하기 위함보다는, 생계를 유지하거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목적'으로 바이크를 선택합니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합리성', '경제성', 그리고 '효율성'입니다. 예를 들어, 배달 기사님들에게는 멋진 외관을 위해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기보다, 얼마나 더 저렴하게 구매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됩니다.
따라서 실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요. "이 바이크는 동급 대비 연비가 뛰어나서 한 달 유지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잔고장이 적고 부품 수급이 용이해서 갑작스러운 수리비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넓은 수납공간 덕분에 이것저것 보관하기 용이하고,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도가 적습니다"와 같이, 고객의 일과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장점을 어필해야 합니다.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바이크가 그들의 일상을 어떻게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지 구체적인 언어로 설명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고객의 망설임을 해소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상용 바이크 고객의 가장 큰 망설임은 '가격'과 '유지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에게는 "타사 모델보다 초기 구매 비용이 저렴하며, 특정 기간 무상 점검 서비스가 제공됩니다"와 같이, 직접적인 가격 메리트나 비용 절감 혜택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저희 매장에서는 긴급 출동 서비스나 부품 교체 시 빠른 처리를 약속드립니다"와 같이, 바이크가 생계 수단인 고객의 입장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 발생 시에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강조하는 것이 강력한 구매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영업과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다양한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들의 망설임을 해소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돕는 일입니다. 이는 바이크뿐만 아니라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든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핵심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핵심 원칙을 바탕으로, 다음 글에서는 제가 경영팀 막내에게 조언했던 것처럼 변화하는 영업 환경 속에서 영업 및 마케팅 담당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며, 이러한 역량들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 수 있을지 더 깊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