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쉬운 건 없다
쉬운 길은 없다
- 이 세상에 쉬운 건 없다
살다 보면 문득 그런 순간이 있다.
낯선 사람이 다가와 말한다.
“이거, 정말 좋은 건데요. 한번 해보시죠.”
그 말이 왜 그렇게 가볍게 들리는지, 나도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마음속에서 경고등이 하나 켜진다.
정말 좋은 것이라면 그 사람부터 이미 몰래 하고 있지 않았을까.
요즘 들어 더 그런 말을 많이 듣는다.
“일주일이면 됩니다.”
“아주 쉽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세상은 자꾸만 우리에게 빠른 길, 편한 길을 권유한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의심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정말 쉬운 일이라면 왜 모두가 하려고 몰려들까"
"모두가 달려드는 일에 과연 ‘나만의 자리’라는 게 존재할까."
언젠가 손석희 앵커가 강연에서 했다는 말을 읽으며, 단 하나의 문장을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다.
“새롭고 검증되지 않은 것을 누군가 쉽게 하자고 할 때 그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이, 왠지 모르게 내 지난 시간과 경험들을 하나하나 불러냈다.
쉽게 시작한 일들은
쉽게 기대가 꺾였고
쉽게 마음이 상했고
쉽게 흔들렸다.
반대로
어렵게 시작한 일들은
느렸지만 오래갔다.
서툴렀지만 깊게 파고들어야 했다.
이름 없이 지나간 시간들로 여겨졌지만
나중에 보니,
묵직한 근력이 붙어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쉬운 길은 없다”는 문장을,
삶을 많이 살아본 사람처럼
조금 다른 감정으로 받아들인다.
쉬운 길이 없다는 건,
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길이
그만큼 특별하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큰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괜찮다.
정교한 계획이 없어도 괜찮다.
그저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
아주 작은 걸음이어도 괜찮다.
천천히 익숙해지고
조금씩 깊어지고
관계가 쌓이고
신뢰가 쌓이고
내 마음이 단단해지는 그 속도를 느껴보자.
그걸 지켜내는 사람이 결국 끝까지 간다.
어렵게 가는 길.
때로 외롭고, 때로 불안한 길.
하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남는 길.
오늘도 나는
빠른 것보다 ‘버틸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쉽다는 말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나에게 맞는 속도로
나만의 계단을 쌓아가려고.
쉬운 길은 없지만
내가 걸어가는 길은
오래도록 빛날 수 있다.
그 사실을 이제는,
조용히 믿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