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몰장병을 위하여
沒蕃故人
張籍 768-830
前전年년伐벌月월支지 작년에는 월지를 공격하다가
城성下하沒몰全선死사 성 아래에서 전멸했다고-
蕃번漢한斷단消소息식 월지와 漢은 소식이 끊겨
生생死사長장別별離리 오랫동안 생사조차 모른다네.
無무人인收수廢폐帳장 싸움터에서 살아돌아온 사람은 없고,
歸귀馬마識식殘잔旗기 돌아온 말에 깃발만 감겨있었다네.
欲욕祭제疑의君군在재 제사를 드리자 해도 생사를 모르니
天천涯애哭곡此차時시 천지간에 통곡소리만 높다네.
前年伐月支
前年 작년. 戍 지키다. 月支 월지국. 지금의 신강성 지역. 돈황 너머 서역 국명. 중국은 한나라 때부터 돈황에 진출하고 서역을 침략하기 시작했다. 伐을 戍라고 한 문헌도 있지만 중국이 월지를 원정한 적은 있으나 지배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지켰다기 보다는 공격했다는 말이 더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城下沒全死
城下 성 아래. 성을 공격하다가 실패했음. 沒 전몰, 戰死. 全死 전멸. 중국은 옛날부터 영토욕이 강해서 국경분쟁을 끊임없이 벌였고, 그 와중에 수많은 백성이 희생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침략역사를 잊으면 안 됩니다.
蕃漢斷消息
蕃 변방 적국. 漢 한나라, 중국. 이 시의 시대적 배경은 唐나라였지만 당대를 말하기 어려우므로 한나라를 내세웠습니다. 斷消息 소식이, 외교가 단절되었으니 병사의 생사마저 알 수 없었습니다.
生死長別離
生死 삶과 죽음, 이에 대한 서술어가 없으므로 ‘생사조차 모른다네’라고 옮겼습니다. 長別離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 떨어져 있다. 별리는 형용사. 이별은 헤어지다. 동사.
無人收廢帳
無人 증인이 아무도 없다. 收 수습하다. 廢 없어진. 파손된. 帳 야영 진지. 직역보다는 ‘싸움터에서 살아돌아온 사람도 없고’라고 옮겼습니다. 모두 전사했으니 패전한 것은 틀림없지만 생사를 밝혀 줄 사람이 없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歸馬識殘旗
歸馬 전쟁터에서 살아돌아온 말. 말만 돌아오고 사람은 돌아오지 않은 비극적 장면입니다. 識 알아보다, 미루어 짐작하다. 殘旗 찢어진 군깃발. 살아돌아온 사람은 없고, 살아돌아온 말에 감겨진 깃발로 패전을 짐작할 수밖에 없는 기막힌 현실입니다.
欲祭疑君在
欲祭 제사를 올리려 하다. 疑 모르다, 의심스럽다. 君在 군은 생사를 알 수 없는 병사. 그대가 살아있는지 생사를 모르다. 수많은 병사들의 생사조차 모르니 제사인들 마음놓고 지낼 수 없는 처참한 비극입니다.
天涯哭此時
天涯 천지 사이, 온 천하. 哭此時 비극적인 이 시대를 슬퍼하다. 此時는 앞에서 언급되었으므로 번역에서는 생략했습니다. 이 비극은 비단 변방뿐 아니라 전몰자들의 고향에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시를 변새시(邊塞詩)-변방 전쟁터에서 전쟁의 비애를 읋은 시-라고 합니다. 중국은 옛날부터 침략을 벌여왔으므로 이런 시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