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리스 게임

몰입의 즐거움을 찾아서 – 테트리스 이야기

by 장기혁



뭔가에 집중해 본 기억이 꽤 오래전이다. 요즘 나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SNS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산만한 일상을 살고 있다. 책을 읽다가도 딴생각이 나고, 그나마 가벼운 소설 정도나 완독 할 수 있다. 영화를 볼 때도 심오한 스토리가 있는 작품보다는 자극적인 액션영화나 전쟁영화를 선호하게 된다. 일상에서 벗어나 뭔가에 몰입할 수 있어야 스트레스가 해소될 텐데, 그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제 몰입했었는지 떠올려보니, 일인칭 슈팅게임이 생각났다. 밤새 쫓고 쫓기며 상대편을 무수히 죽여가던 그 시절, 눈이 충혈된 채 아침을 맞이하다가 아내에게 뒤통수를 세게 맞고, 게임 CD가 눈앞에서 두 동강 나는 것을 보며 게임을 끊었다. 게임의 폐해는 분명 있었지만, 몰입의 즐거움은 확실했다. 그래서 얼마 전,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살펴보다가 소심하게 테트리스를 다운로드해 설치했다.


겔러그와 테트리스를 전자오락실에서 즐기던 때가 벌써 40년 전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테트리스의 배경음악은 러시아 민요였고, 화면 왼쪽 위에서 춤추는 인형은 러시아 전통춤이었다. 문화적 배경까지 갖춘 건전한 게임이었던 셈이다. 순발력과 전략이 필요해 인지 능력 유지에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단순함 속에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한 판 하는 데 30분이 훌쩍 지나간다. 그 시간 동안은 잡생각이 사라져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의사나 펀드매니저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일상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익스트림 스포츠나 악기 연주를 즐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미국 부자들이 요트를 소유하는 로망도, 사실은 세일링보다는 페인트칠이나 따개비 제거 같은 단순작업에서 오는 몰입을 즐기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나에게는 등산과 자전거, 그리고 캠핑이 자연 속에서 힐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바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테트리스 게임도 옵션에 넣어두려 한다. 이래서 클래식은 영원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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