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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보 없는 사람은 없다.

by 이윤우

사람이 저지른 만큼 돌려받는 게 정말이냐고 많이들 묻지만, 사람은 아주 조금의 오차도 없이 돌려받게 돼 있다. 티끌만큼도 피해 갈 수 없다. 감옥에 가는 일, 크게 손가락 질 당하는 일, 그런 건 돌려받는 축에도 못 낀다. 살아서 감옥에 가거나 매장을 당해 죄를 갚는다면 그거야말로 다행인 일일지도 모른다. 서슴없이 나쁜 짓을 저지르면 영영 좋은 사람이라곤 될 수 없고, 시샘을 다스릴 줄 모르는 사람은 채워도 채워도 목이 마르며,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 믿는 사람은 자주 억울한 일만 당하게 돼 있다.


그래서 하늘 무서운 줄 모르냐는 말도 있다. 이토록 정확하고 오차 없어서 사람은 영영 하늘을 무서워해야만 한다. 사람은 죄를 지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 혹은 달리 사는 법을 몰라서 죄를 짓는데 때문에 알면서도 지은 것도 죄요, 몰라서 지은 것도 죄가 된다. 뭐가 됐든 지은 죄는 빠져나갈 구멍이라곤 없는 셈이다. 세상이 그렇다. 그러나 신은 당신 생각보다 사려 깊어 사죄할 시간을 반드시 건네곤 하는데, 그게 업보가 돌아오는 지점이다. 당신은 결코 그때를 예상할 수 없다. 당신 몸을 아프게 할 수도, 당신의 가장 소중한 걸 빼앗아 갈 수도, 순식간에 돈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 지었던 무엇이 이런 식으로 돌아온 거라고 반드시 알게 돼 있다. 무엇도 탓하지 말고, 무엇도 원망하지 말고, 차분히 나아가면 된다. 더 세차게 불어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나보다 더 못한 삶도 반드시 있다고,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꽉 쥐고 말이다.


당신은 시샘이 많지만 시샘 많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혹은 스스로 그런 사람임을 인정하기 어려워서 나쁘게 머리를 쓰고, 스스로 그런 사람이 안 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상황을 꾀하지만, 그런 건 당신 시샘 많음을 잠깐 덮고 갈 뿐이다. 당신 시샘 많음은 변치 않는다. 당신의 시샘 많음은 언제고 당신이 인정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당신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 옆의 당신은 좋은 사람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당신이 지는 것은 죽었다 깨어나도 견딜 수 없는, 나보다 더 강한 것 같은 사람만 보면 배알이 꼴려 어쩔 줄 모를 것이다. 당신은 그 지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 영영 지독하게 나쁜 머리를 써야 할 것이며, 결국 좋은 사람인 것처럼 보이지만 스스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 당신의 이중성을 모른 척하기 힘들 것이다. 이것이 하늘이 당신에게 내리는 벌이다. 하늘이 이토록 정확하다.


시기심을 견디는 것, 애욕을 견디는 것, 가타부타 당신 마음을 괴롭게 하는 나쁜 마음 견디는 걸 마음고생이라 생각지 말았으면 한다. 아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믿어야 한다. 그게 마음을 닦고 스스로 깎는 길이다. 사람은 제각각 닦고 깎아야 할 일이 있고, 그것은 당장의 성공이나 출세와는 아주 무관한 일이다. 그래서 영원한 성공도, 영원한 출세도, 영원한 바닥도 없는 게 세상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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