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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닦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

by 이윤우

사람이 욕심이 들 때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욕심에 휘둘리지 않는데, 가령 끈기 없는 사람이 돈을 좇는다든지, 의리를 지킬 줄 모르는 사람이 명예 있길 바란다든지, 멋없어 보이거나 고생할 경우의 수를 감당치 못하면서 출세하길 바란다든지, 인생 살며 사사롭게 만날 수 있는 이런 모습이 바로 욕심에 휘둘려 마음 잡을 줄 모르는 지점이다.


욕심 많음은 스스로 문제 있다는 사실을 감각하지 못할 때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된 과정은 여러 가지다.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며 살아 버릇해서, 자그마한 잔소리에도 참을 수 없어서, 내게 없는 걸 남이 가져서 생기는 억울함을 버리지 못해서, 내가 일등이 아니면 안 되어야 해서, 이렇듯 어떻게 자라왔느냐에 따라 크게 갈리고, 운 좋은 이들은 내 욕심이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걸 진작 깨닫고 다스릴 줄 알게 되고, 어떤 이들은 왜 돈, 명예, 원하는 이미지, 자존심 등을 취하고 누리면 안 되냐고, 그럼 가진 사람은 뭐냐고 줄곧 호소하며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감각을 지니고 산다.


얼핏 끝없는 욕심을 취하며 더 많이 가지려는 자, 더 많이 가지게 된 자가 잘 사는 것처럼 보이고, 정말이라며 자본주의 세상 돈이 최고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겠지만, 내 누누이 말하지 않았는가. 사람은 결국 제 마음 불편하면 사는 게 지옥이라고. 돈 있고 명예 있으면 마음 편해질 것 같아 그렇다고 하겠지만, 당장 사는 것도 다른 사람 눈치 봐가며 전전긍긍하는 데 100억, 1000억 생기면 당신이 그 돈을 감당키냐 하겠냐는 말이다. 돈 있으니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돈은 눈 달리고 귀 달려서 돈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놈, 고작 그 정도 꾀밖에 못 부리는 놈 옆에 절대로 영영 붙어있지 않는 데다가 언젠가 임자 만나서 반드시 다시 자격지심 감각하는 지점을 눈앞에 갖다 놓는다.


수십수백억, 수천억 취하려는 것만 욕심이라 생각 말고, 당신이 당신 마음대로 안 되어 괴롭다면 욕심일지도 모른다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왔나 차분히 볼 필요가 있다. 혹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어떤 믿음을 취해볼 필요도 당연히 있다. 운이나 팔자 탓하는 건 죽을 만큼 노력도 해 보고, 빌붙어도 보고, 자존심도 구겨보고, 바닥의 삶도 자처해 보고, 할 수 있는 만큼 처절하게도 해 봤을 때 하는 거지 고통을 감각할 것 같은 경우의 수는 살살 계산해 피하면서 하는 탓은 참으로 비겁하고 스스로 가치를 낮추는 행위밖에 더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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