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많은 사람의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선과 악의 구분이 없고, 욕심을 달성하기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며, 오히려 이 ‘ 무엇 ’이 선이라고 믿는, 딱히 절제해야 할 이유를 생각지 못하는 지점에 이른다는 거다.
가령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고, 명예를 취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고, 작게는 자식을 위해서라는 핑계로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 다른 사람이 더 많이 가진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시샘해도 된다고 믿는 것, 전부 욕심에 눈이 멀어 선과 악의 구분이 사라진 지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지점이 이어지면 사람은 바보가 되는데, 끔찍하게도 스스로는 바보가 된 줄, 고집이 센 줄, 나쁜 사람인 줄 조금도 알지 못한다. 이미 눈이 멀고 귀가 먹어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기억하지 못하고, 남들이 나무라는 말에 억울하고 분한 마음만 남은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맞는 말에 기분 나쁜 것, 억울한 것, 도망치고 싶은 것, 숨고 싶은 것, 전부 욕심 많음의 증명이다.
이자들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세상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순간이 즐비해 마치 집이 없는 것처럼 느끼고,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마치 나를 곡해하는 것처럼 들려 늘 신경이 곤두서있으며, 언제 어디서 이용당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진정한 벗을 사귈 수 없다. 이자들은 자신이 이해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내내 유랑하는데, 실은 자신의 삐뚤어진 욕심을 받아줄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욕심을 부려도, 고집을 부려도, 나쁜 마음을 서슴없이 먹어도 그것을 받아줄 수 있는 곳, 이런 나도 이해해 줄 수 있는 곳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 그런 곳이 어딨겠는가. 당신들이 지옥 그 자체인데 당신 곁에 누가 오래 머무르겠느냐. 그러나 이자들은 스스로 지옥을 살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지옥이라 인정하지 않고, 누군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둘러대기 바쁘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당신에게 정신 차리라 말한 사람은 지금껏 하나가 아니었고, 당신은 그때마다 힘을 내는 게, 화를 내지 않고, 우울을 견디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억울해 도망 다니기 바빴잖은가. 실은 당신이 처음부터 모나서, 삐뚤어서, 고집이 세서 억울한 일을 당한 거라곤 생각해 본 적 없잖은가. 당신은 그런 일을 당할 만해서 당한 사람이다. 늘 남들이 당신을 이해해 주기만을 바라고, 당신은 남을 이해해 주는 게 아깝고, 손해 보는 것 같아 싫은 마음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당신의 투정을, 짜증을, 신경질을 받아줄 수 있는 낙원이 어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신도 어디에나 있다. 빛으로, 번개로, 바람으로, 소리로, 어디로든 흘러 어디에든 닿는다. 그 말은 즉, 당신을 지켜보는 눈은 어디에나 있다는 말이다. 지금이 당신의 낙원일지도 모르지만, 당신이 낙원을 낙원으로 대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신은 당신에게서 낙원을 앗아갈지도 모른다. 무언가 자꾸만 억울하거든 나를 억울하게 만드는 이유를 밖에서 찾지 말라. 자꾸만 억울한 사람은 이유가 있다. 당신이 모나서, 다른 사람 말이라곤 조금도 듣지 않아서, 핑계가 많아서, 지기 싫어서, 고집을 꺾기 싫어서, 이해받기만 바라고 이해할 수는 없는 사람이라서, 이걸 다 합쳐 ‘ 욕심이 많아서 ’ 그럴지도 모른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