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불한 돈 이상으로 가치를 받으려는 종자를 나는 달리 상놈이라 부르는데, 이자들은 이미 지불한 돈 이상으로 충분한 가치를 받았음에도 스스로의 욕심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급기야 사기를 당했다는 식의 논조를 심을 때가 있다. 나는 이자들이 어디까지 자기 눈을 가리는지, 속으로는 충분히 받았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욕심을 달성하지 못한 것 같은 찰나의 감각을 내게 어떤 식으로 풀어내는지 가만 지켜보는 쪽인데, 가만 듣고 있으면 어느 순간 자기가 한 말끼리 모순으로 부딪혀 스스로 거짓말하고 있음을 인정하기 않고는 못 배기는 지점에 도달하는, 아주 우스꽝스러운 지점에 도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나는 그때, 당신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당신이 뱉은 두 가지 말을 나열해 놓고 이것과 이것이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은, 급기야 아주 반대되는 말인 것은 당신도 알지 않냐고 되묻는데, 그때 그자들 표정이 볼만하다. 이래서 과거 어른들이 뱉는다고 다 말이 아니라고, 세상 이치에 맞게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그렇게나 강조했던 것이다.
이자들은 조금이라도 진 것 같은 기분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신 곁에도 이자들처럼 상놈과 다를 바 없는 자들이 있다면 나처럼 이자들이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라. 이자들은 백이면 백 말이 많다. 그 말의 대부분이 자랑이거나 불평인데, 그들의 말과 행동에는 반드시 모순이 있어 그 모순점만 잘 만져주면 알아서 입을 다물고 하얗게 타버리게 돼 있다.
자랑을 하는 쪽은 자랑에 맞장구만 잘 쳐줘도 당신이 뭔 짓을 하든 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 있어 오히려 다루기 쉬운 쪽이고, 불평을 하는 쪽은 어느 순간 자기도 무슨 불평을 하는지조차 몰라 아무 말이나 뱉기 시작하는데, 절대 화내거나 성내지 말고 가만 그 말을 끝까지 들어라. 그자들은 당신이 화를 내거나 성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찝찝할 것이다. 감정에 치우쳐 무슨 말과 행동을 했는지, 어떻게 보였는지 곱씹어 보면서 괜히 민망해 스스로 사그라들 것이기 때문이다.
절대 이 상놈들에게 화내거나 성내지 말라. 이자들은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성내지 않으면, 화내지 않으면, 당신의 의중을 파악할 수 없어 반드시 당신을 겁내게 되어 있다. 그리고, 당신 인생에 누군가 당신에게 지불한 것 이상으로, 혹은 당신에게 치른 것 이상으로 무언가를 더 내달라 따져 묻거나, 당신에게 당했다는 맥락을 심어 덤비기 시작한다면 당신이 그자들에게 전부를 해줬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군다는 사실을 기억해라. 그자들은 좋아 보이는 것, 비싸 보이는 것, 값나 보이거나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기가 막히게 알기 때문에, 가치있는 것을 건네 준 당신에게 매달려 더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때 그자들을 두고 당신만 앞으로 가라. 그자들은 그 자리에서 당신 없음을 후회하며 당신이 주고 간 것들로 평생을 우려먹으며 후회할 것이고, 결코 당신을 나쁜 사람이라 부를 수도 없다. 겁나고 무서운 이를 함부로 헐뜯을 수 없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