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 전공 준비생과의 Q&A with 유림
저는 이 세상을 소리 내며 살아가는 음악치료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입니다. 여기에 적힌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 묻어있고, 편파적일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가 연락 와서 사촌동생이 음악치료 진학에 관심 있어하는데, 아는 음악치료사가 나뿐이라 얘기를 나눌 수 있는지 물었다. 후배양성에 많이 힘쓰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보단 더 평탄할 길을 걷길 바라고 또 덜 헛걸음하길 바라는 마음에 흔쾌히 연락처를 공유했다. 오랜만에 뭔가 설레기도 하고 음악치료에 관심 있는 분들은 어떤 것들이 궁금할지 역으로 궁금했었다. 먼저 혹시라도도움이 될지 몰라 내가 올렸던 음악치료사의 현실에 관한 두 글을 공유해 드렸다. 이 분 역시 많은 질문은 해주셨다. 아래 질문들을 나열했다.
1. 음악치료를 전공하게 되신 계기/이유가 있으신가요?
2. 처음 음악치료에 대해 입문할 때 추천해 주실 만한 책 또는 논문이 있으신가요?
3. 피아노 외에 우쿨렐레를 연주할 줄 아는데 기타 대신도 괜찮을까요? ( 쓰신 글 보고 기타 연주에 대한 내용을 봐서요 :) )
4. 지원할 때 추천해 주실 만한 학교들이 있으신가요? (국내에서 음악치료 교수진 분들 프로필을 찾아봤는데 Kansas University 졸업하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이 학교도 보통 지원을 많이 하는 학교인지도 궁금합니다)
5. Apply 할 때 보통 requirement에 동요를 반주하면서 노래하는 걸 리코딩해서 내라는 곳이 많았는데, 추천해 주실 곡이 있으신가요?
6. 의학에 대한 용어, 지식이 많이 필요한가요?
7. 보통 내담자와 어떤 방식으로 음악치료가 진행되는가요?
좋은 질문들을 많이 해주었고, 그 당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중이어서 최대한 간략하게 대답하려 했지만, 내 두 엄지로 쏟아지는 라테를 멈출 수 없었고 나는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 종착역까지 가서 출근길을 돌아 살짝 지각까지 해버렸다. 오랜만에 미래의 후배 혹은 음악치료에 관심 있는 분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많았나 보다. TMI와 현실적인 것 듣고 싶지 않았을 부분까지 유림 양을 대나무숲 삼아 속 시원하게 얘기했다.
1. 음악치료를 전공하게 되신 계기/이유가 있으신가요?
첫 번째는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음악으로 힐링을 해왔고 제가 음악의 힘을 믿고 저를 위해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90%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음악을 통해 치유가 되길 바라는 마음 9% 중학생 때 유럽여행하면서 전망 있는 직업 중 하나라고 들었을 때 이거다 온몸에 전율 느꼈던 것이 0.9%를 이루는 듯해요. 그렇게 천직을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유럽여행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으로 이민 후 적응하느라 잊고 지내다가 12학년 (고3) 되기 전 여름방학에 음악치료 전공이 떠올랐어요. 그 당시 컴퓨터 공학부터 패션 정치 외교 스페인어 등 다양한 전공에 관심 있었다가 봉사활동을 다니고 내가 정말 뭘 좋아하는지 고민하다 피아노가 치고 싶었어요. 한국에서 바이엘까지만 쳤던 저로서는 보통 음대 입시 준비하는 친구들처럼 시대별로 클래식 피아노 곡들을 4-5개월 안에 준비하고 음악 이론까지 배워야 해서 붙은 게 기적이었죠. 피아노과 교수님들 저한테 다 낚이셨어요ㅠㅠ 이건 학교마다 달라요. 제가 나온 템플대학은 음대 안에 음악치료과가 있어서 다른 학교보다는 음악 실기 기준이 높다고 들었어요
2. 처음 음악치료에 대해 입문할 때 추천해 주실 만한 책 또는 논문이 있으신가요?
지금 떠오르는 책은 음악치료학과에 진학해서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책들이 있는데, 다양한 에디션이 나와있을 테고 그건 저보다 필수 독서 목록엔 없지만, 음악의 힘과 기적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우선 생각나는 책은 입문이라기 보단 Oliver Sacks의 musicophilia입니다. 제가 나중에 글을 따로 올려드리겠습니다.
3. 피아노 외에 우쿨렐레를 연주할 줄 아는데 기타 대신도 괜찮을까요?
대체는 불가능합니다! 기타는 필수 코스로 듣는 수업 중 하나이고요 우쿨렐레를 세션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기타는 무조건이라 지금부터 친해지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4. 지원할 때 추천해 주실 만한 학교들이 있으신가요? (국내에서 음악치료 교수진 분들 프로필을 찾아봤는데 Kansas University 졸업하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이 학교도 보통 지원을 많이 하는 학교인지도 궁금합니다)
여러 가지로 볼 때 학부가 음악치료가 아니라면 Philadelphia에 위치한 Drexel University 추천합니다 2년 안에 모든 석사과정을 끝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전 Drexel에서 Creative Arts Therapy and Counseling 석사를 수료했습니다. 참고로 학교를 갈 때 위치와 환경 대중교통 및 운전 반경 등 여러 가지 고려하고 결정하셔야 합니다. Kansas처럼 한적한 곳에서 몇 년 생활이 가능할지 아니면 여러 문화와 대중교통으로 다닐 수 있는 뉴욕시티 등 본인이 학업뿐만 아닌 실생활 워라밸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Molloy College는 뉴욕에 있는데 제 선배님인 김승아 교수님이 계시고 프로그램도 탄탄하고 졸업 생들에게 지원과 기회를 많이 제공해 주고 학교 자체에서 학회 등 활발한 걸로 알고 있어서 추천하고요.
버클리음대도 좋지만 석사 과정이 없어서 학사라면 강력 추천하지만 추천할 수 없겠네요.
Temple University는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지고 명성이 있던 걸로 아는데요, 유일하게 학회가 있을 때 학교출신들이 모이기도 하고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치료사 두 분이 계셨어서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학교이지만, 지금 교수진은 예전만큼은 아닌 걸로 알고 있고 Equivalent program을 하시게 될 텐데 최소 3년 이상 걸리실 거예요. 제가 학부를 졸업한 곳이라 꽤 탄탄하고 네트워킹하기도 좋을 거예요.
NYU도 석사로 괜찮지만 학비가 어마어마하죠. 인턴 기회나 하는 곳들도 위치적으로 좋습니다. 물가도 고려하셔야 하지만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추천합니다. 교수진 및 출강하는 분들도 유명한 사람도 많고 같이 수업 듣는 사람들도 수준이 높을 거예요.
학교마다 추구하는 음악치료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일단 제가 추천한 학교들은 두루두루 well rounded 한 곳들이고요 남부에 있는 Florida State University는 Behavioral 행동적으로 음악치료 교육이 강한 걸로 알고 있어요 (아마 한국에서 친근한 음악치료 접근이 아닐까요). 다른 학교는 Psychotherapy 심리적인 방향이 짙어요.
Kansas University는 제가 나오진 않았지만 제가 아는 음악치료사 겸 교수로 계신 분과 일본인 친구가 졸업한 학교이기에 괜찮은 학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치적으로 학비가 저렴한 걸로 알고요 프로그램은 학교 홈페이지 admission 등 확인하시면 될 것 같아요.
5. Apply 할 때 보통 requirement에 동요를 반주하면서 노래하는 걸 리코딩해서 내라는 곳이 많았는데, 추천해 주실 곡이 있으신가요?
반주하며 노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보기 때문에 가장 자신 있게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본인 음악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을 하면 좋습니다. 간단한 동요지만 그걸 어떻게 보여주는가에 따라 더 가산점이 있겠죠?
6. 의학에 대한 용어, 지식이 많이 필요한가요?
의학 용어는 병원이나 어느 기관에서 실습과 인턴을 하느냐에 따라 그때 가서 배우면 됩니다!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환자 병명 등 그런 걸 알면 좋지요. DSM-V 포켓북으로 지식을 쌓으시셔도 좋고, 학교에서 아마 사야 할 책 목록이 꽤 있을 거예요. 저도 책 사느라 돈이 많이 들었어요. 아니면 프린트해서 reading material로 필요한 페이지만 올려주기도 하고 졸업한 지 꽤 되어서 잘 모르겠네요. 제가 학부 때는 음대에 속해 있어서 음악교육학과 맞먹는 음악 과목에 상당히 치우쳐있었지만, 음악치료학, 그리고 다양한 심리학 과목도 꾸준히 들으며 다양한 심리학적 육체적 용어에 노출되고 익숙해지게 된 것 같습니다.
7. 보통 내담자와 어떤 방식으로 음악치료가 진행되는가요?
7. 이것도 내담자와 음악치료의 시설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어떻게 딱 이렇다 답을 할 수 없는데 더 상세한 궁금한 환자층이나 병원의 특정 병동 혹은 학교 등 알고 싶은 세팅을 구체적으로 물어봐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이 글은 2년 전에 작성된 글입니다. (Jul 28.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