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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김에 Jul 08. 2021

연애를 모르는 사람의 연애

첫 연애

연애랄 것도 없는 초등학교 시절.

사귄다는 말 한마디에 얼굴이 붉어지고, 놀림감이 되고, 사귄다는 게 어떤 건지도 자세히 모르지만 ' 난 그 아이를 좋아해. 그래서 고백했고, 사귀자는 말에 동의를 얻었어.' 딱 그뿐이었다. 딱히 무언가를 하지도 않았다. 단지 '나는 네가 좋아.' 이게 전부인 어린 시절의 연애. 같이 놀고, 웃고 , 이야기하는 건 같았다. 사귀기 전과 다를 게 없는 연애였다. 그래서 헤어져도 별다를 것 없이 학교생활은 계속됐고, 달라진 게 있었다면 내가 아이를 미워했다는 것. 매일매일 그 아이를 보는 게 즐거웠던 학창 시절이 매일매일 그 아이를 봐야 한다는 게 괴로운 학장 시절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미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좋아하는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줄곧 생각하곤 했었다. 다시 사귀자고 말할까? 그냥 지금처럼 편하게 친구처럼 지낼까? 러다 아무것도 못하고 친구로서의 관계인 채로 끝나버렸다. 아니다. 지금은 연락조차 되지 않으니 친구가 아닌 거다. 그 아이에겐 그렇지 않을까?



지금에 와서 종종 생각나는 그 아이'잘 지내고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혹여나 내가 그 아이와 다시 만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질문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 애는 공부를 잘했고, 외모도 예뻤으며, 특히 웃는 게 예뻤다. 단점이 있다면 말을 잘하지 않았다는 것. 여러 가지 내가 원하는 답변을 듣기 위해 엄청난 질문을 끈질기게 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애는 귀찮은 듯했지만 질문에 대한 답은 잘해주는 편이었다. 그게 나아게만 그랬길 바라는 마음은 아직 내 마음속 한 구석에 남아있다. 가끔 길을 가다 그 애를 만나면 어떨까?라는 질문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 아이는 여전히 예쁘게 웃을까? 연애가 무언지도 모르던 시절에 그 아이는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저기 심장 아래에 캄캄한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잘 정리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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