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할아버지
오랜만에 이청아 배우의 유튜브를 봤다.
<마흔 살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소개하시더라.
솔직히, 서점 매대에 깔려있는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책을 보고 유난이라고 생각했었다.
그저 그럴듯한 옛 철학자들의 말을 보기 좋게 엮어낸 종이책에 지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근래 느끼는 공허함을 이곳저곳 찌르며,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은근히 겁쟁이라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을 멀리했었다.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해서. 글 속에서는 빛만 마주하고 싶었던 것인지 어둠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은 마음을 열고 어둠을 받아들여 스스로에게 솔직해져보려 한다.
이 생각을 하니 입가에 절로 웃음이 띤다.
디저트를 잘 안 먹는 편인데, 큰일 났다.
요새는 식후 디저트 먹으려고 뛴다.
두바이쿠키, 무화과크림치즈마카롱. 맛있다.
(사진은 스모어쿠키와 휘낭시에)
동기들 만나러 밀양에 다녀왔다.
하고 싶은 건 다 했다. 좋은 사람이랑 러닝도 했고, 계곡에서 수영(?)도 했다.
단지, 1박 2일이란 시간이 너무나 짧아서.
다음에 빨리 만나고 싶을 뿐.
다들 안녕하길.
오랜만에 <업>을 다시 봤다.
지나고 보면 평범했던 일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어린 녀석의 말에 왈칵할 뻔.
나도 나이 들면 그레이프소다 배지를 달아줄 수 있는 멋진 어른이 되야겠다.
야구는 한화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
잘할 때만 챙겨보는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운 면도 없잖아 있지만, 이겨야 재밌는 건 사실인걸.
퇴근하고 서촌으로 향했다.
계획에 있던 일정은 아니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니, 어디론가 쏘다니고 싶었고 그곳이 서촌이었다.
부암동에서 서촌으로 내려가는 야경은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고, 도쿄 현지 염도를 갖춘 라멘은 나의 목구멍을 활짝 열어 맥주를 환영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나는 계획에서 벗어나는 걸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늘 익숙한 것만 찾아 헤맨다.
이번 서촌 일탈도 크게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만, 조금은 대견하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벌써 주말이 다가온다. 시원해진 것 같기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