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글씨가 옹기종기 모여 쓰인 문장들을 좋아한다. 펜이 만든 궤적을 훑다 보면 많은 사건의 잔해들이 희석되어 마음의 문제들이 조금 견딜만해진다.
괜찮다는 단어 없이 괜찮을 거라는 말을 하는 사람을 알고있다. 글씨들을 모아 단어를 만들고 문장을 구성했을 모습이 퍽 다정스럽게 떠오른다. 설레고 즐겁고 외롭고 불안한 모든 감정을 합해 결국 그것이 행복이지 않겠냐는 말에 크고 작은 감정들이 녹아내렸다.
세상엔 닮고싶은 부분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삶 전반에 산재해있어 그 모습을 좇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가득 차곤 했다. 비슷한 시간을 공유하며 꽤 여러번 접점을 만들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어떤 부분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언제 그렇게 꼿꼿하고 탄탄한 사람이 되었는지. 여전히 나는 미숙하고 어설퍼서 그런 나를 기다리느라 지루하지 않을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