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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적 Mar 28. 2023

몰입, 멀고도 가까운

어젠 결국 디카페인 원두를 주문했다. 커피로 잠들지 못하는 날이 늘어났다. 

오늘은 기필코 일찍 자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며칠간의 수면 부족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낮잠을 자버린 탓에 새벽 3시를 넘겼지만 여전히 정신이 또렷해 좀 큰일이다. 

영상매체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한 지 사흘만에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어째서 있는지 알게된 어제, 청소와 빨래를 빼고 내가 행한 작은 기적은 밍기적. 영상매체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는 활자를 읽을 때 집중하게되는 감각과 날렵하게 깎이는 듯한 생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활자에는 다음 생각을 위한 자원이 끊임없이 제공된다는 점도 그렇다. 


나머지 이유는 최근에 들인 빔프로젝터이다. 그래도 책은 상황이 좀 나은 편이다. 일단 책을 펼치기만 하면 금방 집중이 시작되곤하니까. 하지만 슬기로운 영화생활을 위해 들인 빔프로젝터로는 영화 한 편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짧게는 10초, 길게는 10분 남짓한 영상을 소비하는 데 익숙해진 탓에 짧게는 30분, 길게는 2-3시간인 영화나 드라마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어딘가에 몰입하고있는 내가 그렇지 않은 때의 나조다 조금 더 낫게 느껴지는데 대형자본에서 대중의 소비 특성을 파악해 제공하는 컨텐츠의 바다는 늪과 같다. 

아무래도 나를 잘 들여다보기 위해 전화기와의 의식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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